[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주식시장에서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된 주식들의 희비가 엇갈리며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의 특성상 기업 단독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관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명확한 매장량 등의 수치가 투자심리의 명암을 가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와 천연가스 등 해외 에너지 개발업체로 알려진
유아이에너지(050050)는 전날보다 250원(14.79%) 떨어진 1440원의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유아이에너지는 해외 정·재계 인사, 사우디 왕자 등 넓은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최규선씨가 회장으로 있는 코스닥업체다.
이날 유아이에너지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원유개발사업의 탐사 결과 원유가 거의 없거나 기대치 이하라는 한국석유공사의 자료가 시장에 알려지며 폭락하게 됐다. 유아이에너지가 이라크 바지안 광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
그러나 유아이에너지 관계자는 "쿠르드 원유개발사업이 실패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며, 정부에서 제대로된 자료를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확한 매장량을 제시하지 못해 곤욕을 치루고 있는 회사도 있다.
씨앤케이인터(039530)(옛 코코)는 지난달 25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모회사인 씨앤케이마이닝이 카메룬에서 개발권을 확보 중인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매장량만 발표하고 확정매장량을 제시하지 못해 시장에서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오덕균 씨앤케이인터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 오 회장은 이에 적극 응할 방침이다.
씨앤케이인터의 주가는 작년 중순 3000원대에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으로 한 달만에 1만8000원대까지 6배 가량 폭등한 바 있다.
씨앤케이인터는 지난 2008년 연속 영업적자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코코라는 애니메이션 업체를 통해 우회상장한 해외 자원개발업체다. 주가가 폭등한 뒤 임원 등이 보유 주식을 팔고 차익을 남겨 최근 금융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외교통상부 등이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에 연관성됐을 것이라는 의혹으로 국정감사 대상에까지 올랐다.
반면, 시장에서 잊혀질뻔한 몽골 자원개발은 다시 살아난 케이스다.
몽골 타반톨고이 유연탄 광산개발 입찰에서 최종 탈락했던 한국 기업들에 다시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몽골 정부는 이번 사업의 최종 개발 자격을 백지화하며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고 통보했다.
이번 건은 당초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러-몽 컨소시엄에 여러 의혹들도 제기된데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했을 당시 이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져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 알려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자원개발주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이 실제 엄청난 돈이 투입되는 자원개발 사업에 자금을 투입을 여력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코스닥기업들이 의욕은 넘쳐도 자원개발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또 자원개발에 성공만 하면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헛된 망상을 투자자에게 주입시켜 주가를 부풀린 후 이득을 챙기는 사기 행위로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실제 얼마전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된 핸디소프트와 글로웍스가 대표적인 예로 이들 업체는 모두 몽골에서 구리 혹은 금광을 개발한다고 투자자를 현혹한 후 횡령 혹은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탄광·금광·유전 등을 개발한다고 말한 많은 코스닥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쫓겨났다.
한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코스닥기업이 자원개발을 한다고 무조건 삐딱한 눈으로 바라볼 순 없지만, 탐사를 마치고 실제 시추가 진행되는 과정에는 상당한 자금이 투입돼 이를 감당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원개발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기업이나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동반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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