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받는 데 편의를 봐주는 조건으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유병태 전 금감원 국장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21일 서울고법 형사 4부(부장판사 성기문)의 심리로 열린 유 전 국장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은 "김민영 부산저축은행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가성이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 전 국장측 변호인은 또 "설사 대가성이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양형이 너무 과하다"며 "공소시효가 지난 부분을 제외하고 양형을 다시 산정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 국장의 혐의사실은 이미 1심 재판에서 모두 인정됐다"며 "대가성을 인정할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겠다"고 반박했다.
유 전 국장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2005~2010년까지 매달 300만원씩 모두 2억원이 넘는 돈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해외토픽감이다"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 "죄송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면서도 조목조목 이유를 댔다.
그는 "김 은행장과는 20년 넘게 친형제처럼 지내온 친구사이"라며 "현직을 떠난 뒤 수입이 줄어드는 등 사정이 안 좋아지자 친분에 의한 선의로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검찰은 "유 국장은 현직을 떠난 뒤에도 여러 주요 은행의 사외이사를 맡아 연봉이 1억원이 넘었다"며 일축했다.
유 전 국장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2억1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유 전 국장의 항소심 변론은 법무법인 동인이 맡았으며, 이날 동인의 대표로 있는 오세빈 전 서울고법원장이 직접 나와 유 전 국장을 변호했다.
다음 공판은 10월6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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