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수출 3배 확대' 홍보..현실성은 '물음표'
2011-09-28 19:21:55 2011-09-28 19:46:12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정부가 6년후 국내 식품시장 규모를 현재의 2배로 늘리고 농식품 수출은 3배로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진 시장 지표를 전제로 과도한 목표를 세워 홍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8일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2017년까지 식품시장 규모를 245조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농식품 수출 200억달러, 식품산업 고용 2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이 실현되면 2017년 식품분야 고용은 현재보다 13%, 시장규모는 2배, 농식품 수출은 3배 넘게 확대된다.
 
◇ 대규모 R&D 센터 구축..대기업 입주가 관건
 
이를 위해 정부는 2009년 1040억원이었던 R&D 투자를 2017년까지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전북 익산에 3대 R&D센터를 구축하는 등 국가식품클러스터(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150여개 기업·연구소를 유치해 매출 4조원, 고용효과 2만2000명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하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현재까지 40개 기업과 MOU를 맺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송하율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입주해서 공장이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또 "군장국가산업단지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산업단지는 대기업의 입주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성공가능성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군장국가산업단지는 1993년 조성과 동시에 분양을 시작했지만 2007년 상반기까지 분양률이 38%에 그쳤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현대중공업이 입주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입주로 2008년 말에 분양률이 97.5%까지 치솟았다.
 
◇ 농식품 수출..매년 17.5%의 수출 성장률이 전제
 
브리핑 후 가진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과의 기자 간담회에서 농식품 수출 목표치와 고용목표치의 근거, 익산의 R&D 클러스터 입주 현황 등 지적과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농식품 수출 목표치 200억달러에 대한 의문에 대해 농식품부는 2011년부터 매년 17.5%의 수출 증가가 달성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목표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3~4년 간의 흐름만을 근거로 너무 희망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 장관은 "지난 2009년에 48억달러, 2010년 58억8000달러 수출을 달성했는데 매년 20%씩 늘리면 달성가능하다"며 "8월 말 현재까지 수출실적이 46억달러로 이미 32%나 초과달성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농식품 수출이 급증해 ▲ 2008년 45억달러 ▲ 2009년 48억달러 ▲ 2010년 59억달러 ▲ 2011년(잠정치) 76억달러다.
 
증가율로 따지면, ▲ 2008년 19.6% ▲ 2009년 6.9% ▲ 2010년 22.3% ▲ 2011년(잠정치) 28.8%다.
 
그러나 최근 4년간 평균 증가율은 19.4%인데 반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간 평균 증가율은 3.4%에 그쳤다.
 
2001년부터 농식품 수출액 증가율은 ▲ 2001년 -0.05% ▲ 2002년 1.7% ▲ 2003년 0.03% ▲ 2004년 13.7% ▲ 2005년 0.03% ▲ 2006년 0% ▲ 2007년 8.8% 이다.
 
또,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10억7000달러로 수출금액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지난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수출액이 32억달러에서 45억달러로 10억달러 증가하는데 20년 이상이 걸렸다.
 
이철 한국식품과학회 회장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예전에는 먹을거리를 수출한다는 개념이 없었고, 해외식품을 수입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식품산업은 내수용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980년대~2000년대 초까지 수출 흐름세를 보면 무리한 목표라는 우려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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