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정부가 2012년도 복지 분야 예산을 발표했다. 복지 예산은 지난해보다 5.6조원(6.4%) 증가한 92조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내년 복지예산 역시 총지출 중 비중이 '역대최고'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의미있는 증가액은 달랑 0.4조원에 그쳐, 정부가 복지 여론을 의식한 과장 홍보라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5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고령화·양극화에 따른 폭발적인 복지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복지가 대안"이라며 내년 복지예산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복지분야 예산안에 따르면 부모의 양육부담을 줄이고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보육과 교육·문화·주거·의료 등의 핵심 복지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또 복지와 경제 성장의 핵심 연결고리인 일자리를 중심으로 '성장-일자리-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 복지예산 5.6조 증가..실제 증가분 고작 4천억원
내년 복지예산 증가분인 5조5703억원 중 공적연금이 3조2247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민·사학·공무원연금 등의 공적연금은 국민이 나라 운영을 위해 정기적으로 내는 것으로, 국민은 지불한 만큼 노후에 보상을 받게 된다.
즉, 정부의 예산 편성 재량권과 무관하게 공적연금 제도의 급여 산식에 따라 보험료를 냈던 가입자들이 받게 되기 때문에 이는 새로운 정부의 복지지출로 보기 어려운 '의무 지출'이다.
이밖에 기초생활보장급여 증가분 3855억원 ▲건강보험 3006억원 ▲ 보훈보상금 1899억원 ▲ 보육·가정·여성 지원 1313억원 ▲ 취약계층 지원 459억원 등 법정 의무지출 증가분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사실상 복지예산으로 보기 힘든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을 위한 주택 9293억원까지 감안하면 실제적인 내년도 복지 예산 증가분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
◇ '복지예산 홍보'는 역대 최고 수준의 '거품'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의 복지 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고 2011년 복지 예산은 역대 최대"라며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역시 보건복지부는 복지 예산 증가율이 전체 지출 증가율인 5.5%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내년도 세입 증가율 9.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복지예산 비중도 정부 총지출의 28.2%를 차지해 2011년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은 2008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꼴지에서 2번째로 집계됐다.
사실상 복지 예산은 지난 3년간 정체 상태다. 이 때문에 절대 빈곤율은 지난 2004년 9.6%에서 2009년 15.2%로 크게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