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우리 회사 강점이요? 여태껏 망하지 않고 살아있다는 거죠."
기술력으로 승부하며 히든 챔피언을 꿈꾸는 중소기업을 만나기 위해 '에이시에스'를 찾은 기자에게 김상하 대표는 회사의 강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김 대표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우리나라 IT 업계에선 회사가 7년차만 되도 환갑이 됐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국내 IT 시장이 척박하고 오래된 기업들을 찾기 어렵다는 거죠. 그런데 에이시에스는 23년 동안 한 우물만 파서 여기까지 왔으니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강점 아닙니까."
에이시에스의 생존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주저 없이 '기술력'과 '인력'을 꼽았다.
1988년 설립된 에이시에스는 제조업체에 필요한 컨설팅부터 시스템 개발, 하드웨어 생산 및 유지보수까지 제조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정보화(MES 제조수행시스템) 솔루션 기업이다.
즉 기업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에이시에스가 제공하는 MES 솔루션은 공장의 생산현황, 설비운영 효율, 공정간 지연요소 분석 등에 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작업자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생산현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생산활동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해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하기까지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으면 2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에이시에스는 지난 2008년 유레카(EUREKA) 프로그램에 한국 최초의 주관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유레카는 유럽 38개 회원국들이 중심이 돼 국제 공동연구과제를 추진하는 국제기구로, 현재 700개 이상의 최첨단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유럽 국가들은 참여하기 힘들다는 유레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에이시에스는 1991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비롯,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0여 명의 연구원을 통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매출의 8%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에이시에스는 정부가 주관하는 연구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과 '자율적응 생산시스템 통합운용 기술개발' 과제도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에이시에스와 생기원의 인연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다.
2003년부터 2년간 진행된 국제 IMS(Intelligent Manufacturing System) 프로그램 연구개발 사업에 생기원과 함께 참여하며 신뢰를 쌓은 에이시에스는 이후 생기원으로부터 실시간(Real time) 운영 기술을 확보해 생산정보화 솔루션의 운용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M2M(무선센서 모듈을 2개 이상의 복수기계에 부착해 기기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 및 자율재구성능력(Auto-Configuration) 기술을 바탕으로 에이시에스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생산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다봄'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다봄'은 모든 제조방식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국제표준(ISA S-95, MESA-11 MES)을 적용했으며, 업계 최초로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의 NeT, NeP, 세계일류상품 및 ISO 12119 산업용 소프트웨어 품질 국제적합성 인증을 받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1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에이시에스는 올해 매출 200억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
국내 중소·중견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주 수요처인 에이시에스는 앞으로 슬로바키아, 체코, 중국, 일본 등지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IT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맨파워'라고 강조하는 김상하 대표는 "최근 여직원들 채용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직원이 가장 보배에요. 특히 IT업종에서 여성들이 일하기 쉽지 않은데 요즘에는 연구소에도 남성들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여성들이 많아서 여직원 채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다음 달 본사를 이전할 계획인 에이시에스는 여직원들이 보다 편안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탁아소 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끊임 없는 기술 개발과 조직 구성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정보화 솔루션의 '명품화'를 꿈꾸는 에이시에스의 혁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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