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최근 금융주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유럽존 재정 위기와 미국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주의 올 3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킨 후, 씨티그룹과 JP모간의 주가는 각각 17%, 17.5% 추락했다.
그러나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변수로 여겨졌던 유로존 부채 문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오고 있고,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올 3분기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해 금융주의 반란이 벌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위기 달라졌다?..BoA, 예상 밖 호실적
시장에서 금융주의 실적을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기관들의 올 3분기 실적이 글로벌 재정 위기라는 악재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금융주 첫 어닝시즌 테이프를 끊은 JP모간은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시 분위기를 전환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18일(현지시간) 미국 최대은행인 BoA가 흑자 전환했다고 알려지며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움직였다. BoA는 시장 예상치인 주당 22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주당 56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9일 발표 예정인 모간스탠리의 실적까지 예상치를 뛰어 넘을 경우, 금융주는 물론 부동산관련 주가도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BoA가 시장 예상을 상회한 실적을 발표한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어 금융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빌 해리펀 에겐 존스 레이팅 애널리스트는 "BoA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BoA의 실제 상황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JP모간 등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맥코믹 발 앤 게이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BoA가 공개한 실적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BoA는 최선의 경우 '예상 부합' 정도의 실적을 발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안심해도 되는 수준?..'사태 예의주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유로존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4400억유로로 확대하는 안이 유로존 17개국 의회를 통과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증시는 오는 23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위기에 대한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유로존 위기 해법이 단시일 내 도출되기 어려울 거라는 독일 메르켈 총리의 한 마디에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조지 곤칼베스 노무라증권 투자 전략가는 "유로존 회담을 앞두고 유로존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유로존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음달 초 유로존 정상회의가 마무리 되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수장으로 취임한 후의 상황을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유로존 문제의 핵심인 그리스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 노조가 재정긴축에 항의하는 48시간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사실과 최근 연이어 유럽과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매트 맥코믹 발 앤 게이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로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JP모간을 비롯한 대형은행들은 거시경제 악재 속,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토드 스홀버그 랜드코드 트래이딩 상무이사는 "모든 은행들은 유로존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지역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금융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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