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들의 혜택을 이용한 '이중 플레이'가 도마에 올랐다.
한 쪽에서는 잘 유지해오던 혜택을 갖가지 이유로 축소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혜택이 업그레이드된 신개념 카드를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고객은 뒷전인 채 새로운 고객에만 집착하는 행태일 뿐 아니라 결국 새로 출시한 카드도 1년 후에는 혜택을 줄여, 결국 소비자만 '조삼모사'식 놀음에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 혜택 업그레이드..신개념 카드 속속 등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11일 복잡한 브랜드 체계를 탈피한다는 취지로 카드의 대표인 혜택 수를 표기한 숫자카드를 선보인다.
대표적 혜택이 두 가지면 '삼성카드2', 세 가지면 '삼성카드 3' 등의 형태다.
지금까지 시리즈가 아닌 개별 상품 중심으로 선보였던 점에 비춰보면 숫자체계의 도입은 상당히 새로운 변화다.
삼성카드는 이번 숫자 상품 체계를 통해 1~7까지의 다양한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삼성카드 2', '삼성카드 3'을 먼저 내놨다.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의 숫자카드 출시 3일 후인 오는 14일 '현대카드M'의 후속작으로 거론되는 '현대카드 제로(ZERO)'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카드 ZERO'는 기존 신용카드 할인 서비스와 달리 전월 실적이나 할인 횟수, 할인 한도 등에 상관없이 0.7%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담았다고 현대카드 측은 설명했다.
◇ 한 번 고객은 1년만 고객?
문제는 새로운 카드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기존 카드의 혜택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삼성카드는 내년 5월부터 삼성카앤모아카드와 제휴카드 7종에 대해 멤버스 주유소에서 리터당 20∼40원 할인 혜택을 중단키로 했다. 신라호텔의 경우 일부 제휴서비스도 내년 3월부터 종료한다.
현대카드 역시 내년 6월부터 '산림조합-현대카드C'의 M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1%에서 0.3%로 낮추기로 했다. 또 내년 2월부터는 '현대카드S', '현대카드C'에 대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도 폐지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달부터는 일부 현대카드M 제휴카드 등에 대해 본인과 가족 전체카드의 실적을 전월실적으로 계산하던 것을 해당 제휴카드 실적만 합산하는 것으로 변경한다.
혜택이 축소되고 있는 기존 카드들도 출시된 당시에는 눈길을 끄는 혜택을 가지고 시장에 등장했다.
그러나 신상품 개발과 출시에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카드사들이 그 혜택을 유지하기가 버거워 기존 카드의 혜택을 줄여나가는 상술을 부리고 있는 것.
카드사들이 '한 번 고객은 1년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장인 윤모씨는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5년이지만 처음 가입할 때와 달리 점점 혜택이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카드에 눈길이 간다"며 "카드사들이 1년 지나면 혜택을 축소하고 나서는 것을 보면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아닌 1년 고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상품 출시 후 1년이 지나면 서비스 변경이 가능한 것을 이용해 카드사들이 서비스를 줄여가고 있다"면서 "이번에 나온 신개념 카드들도 처음에는 카드 시장을 선점할지는 몰라도 1년 후에도 과연 같은 혜택을 유지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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