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 3분기 글로벌 경기불황에도 국내기업들은 견조한 매출 흐름속에 외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늘어난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실제 수익은 상당부분 악화됐다.
그 중심에는 불안한 환율이 있었다.
◇ 어닝쇼크 불러온 환율 불안
지난 7월초 3분기 시작과 함께 1066.60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분기말 1195.80원까지 치솟으며 100원이상의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높아진 환율은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수출증가에 따른 선급·선수 형태의 계약을 맺은 업체들은 예상했던 비용보다 더욱 높은 부담을 떠 안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 분기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어닝쇼크에 빠진
LG디스플레이(034220)의 경우 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액정표시장치(LCD) 수요 부진에 환평가 손실이 겹쳐 492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환율급등으로 분기말에 환율을 일괄 적용하는 선수금 부담이 무려 2000억원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철강, 정유, 운송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선수금을 빌려 항공기 구매 등에 나섰던 항공사들도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변동 영향은 더욱 컸다.
매출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며 증가했지만 29억원가량의 환차손이 1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희석시켰기 때문이다.
해외사업 증가에 힘입어 3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을 뛰어넘는 등 전년대비 2배이상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던
스틸플라워(087220)도 26억원 가량의 장부상 환손실에 덜미를 잡혔다.
제약 자동화 전문기업인 제이브이엠의 경우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키코피해 해결을 위해 차입한 달러 자금으로 당기순이익이 90%이상은 줄었다.
◇ 환율안정 4Q '어닝 서프라이즈' 견인할까
3분기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던 대부분의 기업들은 "손실부분이 환차손에 따른 장부상 부실에 불과하다"며 "매출이 줄어든다거나 성장 펀더멘탈 자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외환시장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치솟은 환율의 하향 안정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4분기 실적안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연말 환율이 1050~1080원선을 기록할 것"이라며 원화 강세를 예고했다.
홍 연구원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내년 증시를 기대하는 연말효과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유로존 불안으로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지만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090원선에 머물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긴축 재정안이 통과되며 정치적 불안요인이 해소되는데다 연말까지 경상수지와 무역수지가 흑자가 지속되고 외화 수급측면에서의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환차손으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하락을 막기위한 방안으로 '선물환 거래'를 꼽았다.
또 한국거래소 등에서의 통화 선물환을 이용하거나 수출입공사의 환보험에 가입해 환율 손실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특히 환율변동에 민감한 중소기업의 경우 적극적인 환헤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환헤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중소기업들도 전액은 아니더라도 과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환헤지에 나서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원달러에 국한되는 점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기업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에도 결제통화를 다변화해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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