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피고인의 주소가 잘못되어 있는데도 확인 없이 곧바로 공시송달한 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판을 진행, 판결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21일 허위로 풍력경관가로등의 특허권을 양도하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67·조명기기업)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되지 않았는데도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전화 등으로 연락해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공시송달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씨는 2006년 1월 "풍력경관가로등에 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며 김모씨에게 접근, "특허권을 양도받으면 지자체와 연결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속여 모두 1억8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장부본 등을 부산 강서구 강동동으로 보내 공판에 출석할 것을 통지했으나 이는 잘못된 주소로 박씨는 부본 등을 수령하지 못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전화 등으로 박씨에게 이를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공시송달로 통지한 뒤 박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을 진행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이에 항소했으나 패소하자 다시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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