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주식투자는 콜롬버스로부터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15세기 신대륙 발견을 위해 대항해를 준비하던 콜롬버스는 배를 띄우기 위한 돈이 필요했고, 확실친 않지만 신대륙은 황금이 넘쳐 주택의 지붕을 황금으로 만들고 산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에스파냐 여왕과 귀족들이 그에게 자금을 댔다.
여왕과 귀족들은 콜롬버스가 신대륙 발견한다면 얻을 수 있는 황금에 대한 권리를 증서로 보증 받길 원했고, 이를 위해 투자자금 대비 나눠줄 수 있는 황금을 문서로 공식화해 발행한 것이 주식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주식을 산다는 것은 본래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
다만 불확실한 것이 확실해진다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어디까지일지는 한번 따져봐야 한다. 콜롬버스가 발견한 신대륙 어디에도 황금지붕의 주택은 없었던 것처럼.
◇ 안철수硏 또 '최고가 경신'.."이유있나?"
지난달 30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과 총선 출마를 공식 부인한 이튿날 하한가로 주저 앉았던
안철수연구소(053800)가 이날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3월15일 1만650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이날 13만3500원으로 무려 709.09%(11만7000원) 올랐다. 덕분에 코스닥 시가총액 4위까지 뛰어올랐다.
700%가 넘는 급등에 비해 이 회사 주가를 끌어올린 재료는 고작 '설(說)'에 불과하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안 원장의 대선 출마설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총선 불출마 선언은 대선 출마 기대감을 높이며 오히려 매수 기회로 여겨지며 연사흘 급등을 이끌었다.
물론 이날 안철수연구소는 단말장치에서 네트워크로 신종, 변종 악성코드가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밝히긴 했다. 하지만 이번 특허권 취득을 재료로 이런 강세가 지속됐다고 믿는 이는 극히 드물다.
"더 이상 밸류에이션이란 잣대로 주가 과열을 지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실적을 보지 않고 적정한 평가를 거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봐야한다"는 것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은 "거품은 언제고 꺼지기 마련이다. 지금은 불확실 속에서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을 따져봐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즉,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로 인해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으로 불리기 시작했을 경우 안철수연구소가 얻을 수 있는 수혜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콜롬버스에 투자했던 이들이 황금지붕을 기대했듯, 애초 있을 수 없는 것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LED株 급등.."가로등 교체로 실적 개선"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유있는 급등도 있다. 이날 발광다이오드(LED) 관련주들도 강세로 마감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이달부터 전국 가로등 270만여개를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한 것이 재료가 됐다.
물론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적어도 내년에는 LED 업체의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란 것은 명확해보인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ED 업황은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 회복 국면 진입 예상된다"며 "핵심성장동력인 LED 조명시장의 성장 가속화를 고려할 때 LED업종에 대해 점진적인 비중확대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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