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2011-건설부동산④)주택 불황을 넘어라..위기를 기회로
위례신도시, 세종시 등 수익성 확보된 곳 선별투자
내년에도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지속 공급
2011-12-23 16:05:59 2011-12-23 18:53:41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불활 속에서도 면밀한 계획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건설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수익성이 확보된 지역 토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해 자체사업을 하는가 하면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으로 우회해 주택난을 이겨내려는 회사들이 계속 늘고 있다.
 
내년에도 주택시장은 침체를 계속할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이같은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돈 되는 곳만 선별해 자체사업..대형사 새 트렌드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대형건설사들의 내년 사업전략은 주로 해외사업에 맞춰져 있다. 현재 시공능력순위 5위권 내 대형사들의 주택사업비중은 모두 15~30%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놓기는 어렵다. 주택브랜드 명이 건설사의 네임밸류로 통하는데다 주택사업 부서에 일하는 직원들도 많아 쉽게 사업규모를 줄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위례신도시 공공택지입찰에 참가한 건설사들이다. 이곳에는 올해 세종시를 제외하고는 입찰 참여가 거의 전무했던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대우건설(047040)이 참여해 이곳 주택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주택매입에 참여한 대형사 중에서 대우건설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위례신도시 아파트 용지 6개 블록 공급에서 A1-7블록을 분양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관계자는 "A1-7블록은 잠실·송파구역에 가까워 분양가를 높게 받을수 있는데다 토지 사용 시기도 내년 6월로 가장 빨라 18개 건설사가 경합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우건설이 분양받은 A1-7블록의 토지매입가는 2047억원으로 삼성물산이 분양받은 A2-5블록(410가구,1453억원)토지매입가보다는 훨씬 크고 현대건설의 A2-12블록(627가구, 218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공급세대 대비 토지가격이 가장 큰 것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10월 하남 미사지구 아파트 용지 공급에서도 16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A30블록을 차지하는 등, 자체사업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이같이 대형사들이 공공택지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지역은 세종시, 세곡동, 위례신도시 등 극히 제한돼 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사업은 12.3~14.3%의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단지로 대형사들이 몰리고 있다"며 "국내주택 부문 마진율 개선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건설회사에서 땅을 매입하고 분양까지 도맡아 하는 자체사업의 수익성이 높다는 점도 한 몫했다.
 
채 연구원은 "자체사업도 분양가격이 낮아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대형사들이 면밀한 사업성 분석을 통해 수익성이 확보되는 택지만 골라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인기..내년에도 지속
 
수도권 부동산의 오랜 침체속에서 건설사들의 또다른 희망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오피스텔 물량은 총 3만2643실로 지난해(1만4387실)을 크게 웃돌았다.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에 몰리는 것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져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1~2인 가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올 한 해 임대사업 연 수익률은 6.62%로 은행금리를 뛰어넘는 수익률이 인기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푸르지오 시티'란 오피스텔 브랜드를 가진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큰 인기를 누리며 총 6571실의 오피스텔을 분양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 수요가 계속 있을지, 또 과다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올해와 비슷한 6000실을 내년에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히트작인 도시형 생활주택 역시 대형건설사들까지 나서 내년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GS건설(006360)이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서 90여 가구의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기위해 건축 인허가를 준비중이고 쌍용건설(012650)도 '플래티넘S'라는 브랜드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291가구를 공급했다.
 
올해 처음 도시형생활주택을 시작한 우림건설도 종로 숭인동에 180가구를 공급한 바 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종로외에도 논현동 등 여러 곳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짓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적은 사업비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 "분양가상한제 폐지 전에 사세요"..新 마케팅 전략
 
건설사들이 신경쓰는 또다른 부분은 분양가상한제를 이용한 마케팅이다. 정부의 '1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신규분양을 하는 건설사들은 수요자들에게 현재 분양가가 보다 합리적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1일 청약접수를 시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의 분양가를 3.3㎡당 평균 119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인천 송도동의 3.3㎡당 평균시세인 1272만원(국민은행 기준)보다 훨씬 낮게 책정된 것으로 송도지구의 6년 전 분양가보다 더 싸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서울 답십리 16구역에서 분양하는 '답십리 래미안위브'도 인근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낮다. 이곳 평균 분양가는 3.3㎡당 1550만원선으로 주변의 입주 아파트의 시세가 3.3㎡당 18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50만원 정도 싼 가격이다.
 
삼성물산 분양 관계자는 "이 단지의 당초 분양 예정가는 3.3㎡당 1680만원선이었으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조합과 의견을 조율해 3.3㎡당 분양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울 화곡동 화곡3주구를 재건축한 ‘강서힐스테이트’(2603가구), 경기도 김포 풍무의 ‘한화 유로메트로’(1806가구) 등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시세보다 싸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현재같은 침체속에서 상한제는 유명무실하다"면서 "하지만 폐지되면 심리적으로 수요자들이 불안할 수 있다"며 이러한 마케팅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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