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보궐선거 다 이기고 서울시장 한 곳만 졌는데 뭐가 비상상황이냐”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3일 밤 방송된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비대위원 개개인의 문제보다 한나라당이 비대위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대체 뭐가 비상이라 박근혜 위원장에게 전권을 다 줬냐”며 “그리고 오늘 입은 속옷이 더러우면 새로운 속옷을 입어야지 왜 어제 벗어놨던 것을 다시 입나. 박 전 대표 체제는 이미 했던 체제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어 “대표시절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줘서 맡긴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하나의 정당이 보궐선거 한 군데 졌다고 비대위를 만들어서 당원도 아닌 사람을 데려다가 당권을 다 쥐어주고 혁신·쇄신 하자는 것은 희안한 일이다. 뭐 이런 것이 다 있나 싶더라”고 맹비난했다.
87년 체제에 대해선 “결선투표도 없는 대통령선거와 비례대표 비율이 매우 낮은 소선거구 국회의원선거 제도는 기존 기득권을 쥐고 있는 양당이 계속 권력을 나눠먹게 한다”며 “양당구도와 지역주의가 결합해 완강하게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노3김이 정립한 87년 체제는 이미 끝났어야 한다”며 “이승만 안보국가 - 박정희 발전국가 - 김대중·노무현 민주국가를 거쳐 지금은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될 과도기이다. 그런데 두 당 사이에 계속 권력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들의 요구는 사회정의와 공정성, 복지 등으로 이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요구를 받아 안을 수 있는 제도적 그릇이 없어 국민들이 점차 정치에 혐오감을 가지고 무관심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이것은 87년 체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결함”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들도 이것에 익숙해져 있어 다른 체제를 요구하는 진보정당의 목소리를 낯설어 하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안철수 현상’이나 SNS 등 뉴미디어가 87년 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주장에는 “그것으로 87년 체제가 흔들리거나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철수 교수에 대한 지지도 87년 체제를 끝내기 위한 민심이 집중적으로 투사된 것이다. 시민들이 트위터 여론으로 어떻게 한다고 하더라도 기득권을 장악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구도는 바뀌지 않는다. 그것은 정당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