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4.11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용퇴론에 시달렸던 그는 고심 끝에 당에 백지수표를 위임했다. 총선 출마 여부를 비롯해 출마 지역구를 당이 정하라는 뜻이었다. 밑바탕에는 '내 발로 나갈지언정 쫓겨나진 않겠다'는 홍 전 대표 특유의 자존심이 내재했다.
공을 넘겨받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부담은 가중됐다. 당내에선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선 국면 전환용 카드란 해석이 잇달았다. 당시 비대위 한 인사는 "역시 홍준표다운 수"라며 "(다른 친이계 중진들의) 버티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은근히 부산 사상 전략공천을 기대했다. 야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과의 맞대결은 '밑질 것 없는 장사'라는 판단이었다. 언론 등의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의사를 간접적으로 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대중적 관심이 부산 사상에 집중되고 이 지역 승패가 총선 전체 결과로 비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박 위원장 측은 '불가' 입장을 정했다. 특히 총선 결과에 대한 멍에를 져야 하는 박 위원장으로선 홍 전 대표가 문 고문을 이길 경우를 상정해야만 했다. 이는 곧 견제주자의 등장으로 받아들여졌다.
의심의 눈초리를 감지한 홍 전 대표는 다시 동대문을로 선회했다. 그리고 입을 닫았다. 처분만 기다리겠다는 수용의 자세를 내비친 것이다.
결국 홍 전 대표는 7일 당의 3차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돌고 돈 끝에 제자리를 찾았고 생환의 길마저 트였다.
반면 서울의 또 다른 관심지역인 중구는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앵커는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비대위의 정무적 판단을 거쳐 제3의 인사 투입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로 불리는 노른자위에 현역들의 공천을 전면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위는 이날 오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10여명의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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