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의 'BBK 기획입국설' 축소수사 논란, 검찰의 적극적인 해명, 이명박 대통령의 'BBK 대표 이명박' 명함 발견.
최근 BBK와 관련해 새로운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잊혀져가던 BBK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BBK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BBK 기획입국설의 당사자들인 이른바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표, 김경준씨는 복잡한 사건관계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얽혀있는 사이다.
'악연'의 시작은 홍 전 대표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씨의 기획입국을 입증하겠다"며 편지 한 통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편지에는 "자네(김경준)가 '큰 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홍 전 대표는 이 편지가 김경준의 미국 구치소 동기인 신경화씨가 작성한 것이라며 검찰에 편지를 넘기고 수사의뢰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반년 넘게 조사를 벌인 끝에 2008년 6월 "기획입국설은 실체가 없다"며 사건 관계자 전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듯했던 'BBK 기획입국설'은 지난해 3월 신명씨가 기획입국설 편지를 형인 신경화씨가 아닌 자신이 대필한 가짜 편지였음을 폭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홍 전 대표는 신명씨의 폭로내용을 접한 후 한 언론사를 통해 "내가 볼 때 (편지를) 줄 때도 전과자가 양형이나 감해달라고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거 이기고 난 뒤 누가 신경을 써줬겠느냐. 양형도 감해주지 않으니까 전과자 가족들이 나서서 뭐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명씨는 지난해 6월12일 홍 전 대표를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로 안산 단원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신명씨는 고소장에서 "'전과자'는 형 신경화, '전과자 가족들'은 신경화의 동생인 나를 지칭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홍 전 대표는 과거 자신이 주도했던 '기획입국설'에 대해 알려진 것과는 다른 진실을 폭로하자, 신빙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소인(신명)을 '전과자 가족'으로 지칭해 고소인의 인격을 경멸·비하했다"고 고소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신명씨의 고소는 지난달 중순 무혐의 처리됐다.
홍 의원이 흔들었던 편지가 가짜라는 게 드러나자 김경준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5일 편지를 쓴 신씨 형제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신명씨가 자신의 입국과 관련해 "여당과 함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김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신명씨는 미국에 머무르면서 "홍 전 대표를 조사하지 않으면 귀국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하지만 지난달 신명씨는 태도를 바꿔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아울러 "오는 4월5일에 가짜편지의 윗선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신씨 형제를 고소한 김씨는 검찰에서 이뤄진 고소인 조사에서 "신씨와 사건을 꾸민 배후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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