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서울 노원병이 다른 지역의 공천에서 탈락한 정치인을 받는 지역구가 되었다.
새누리당은 지난 9일 4차 공천자를 발표했다. 새누리당의 절대 강세지역인 강남을에 이영조(59)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전략공천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천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것'이었다.
이 지역에는 허준영(60) 전 코레일 사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눈도장을 찍어놨기 때문이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직후 허 전 청장은 강남을에 1등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3개월 가까이 강남을을 누비고 다니며 '강남의 자부심'을 자처하던 허 전 청장은 이 대표에게 밀려 낙천을 감수해야 했다.
허 전 청장은 자신이 다졌던 강남을에 이 대표가 전략공천된 9일부터 침묵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흘이 지난 12일 미묘한 뉘앙스의 트윗글을 올렸다.
"강남을 새누리 공천 봇받아 맘이 좀 아프네요 ㅠ 저로서는 외교와 대국민 접점 가장 큰 치안-철도에서 30년 오로지 나라와 국민 위해 법과 원칙 선공후사로 살고 업무능력 청렴성 지역여론 대선기여도 등 검증되었는데 --허탈 ㅠ but 이게 바로 정치란 것 아니겠어요^^ 숨은 뜻이 있을 겁니다"
허 전 청장이 말한 '숨은 뜻'은 그 다음날 바로 발표됐다.
새누리당은 13일 허 전 청장을 서울 노원병에 전략공천했다. '돌려막기' 공천을 한 것이다.
하지만 노원병은 이미 2008년에도 같은 일을 겪은 바 있다.
2008년 총선 당시 노원병에서 당선된 홍정욱(41) 의원은 당초 동작갑을 노리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동작갑에는 홍 의원 말고도 유정현(44) 의원도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였다.
그런데 두 사람은 울산에서 내리 5선을 한 정몽준(60) 의원이 동작갑에 전략공천되면서 졸지에 지역구를 잃게 됐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각각 노원병(홍정욱)과 중랑갑(유정현)으로 전략공천됐다.
노원병은 2008년에 이어 또 다시 다른 지역 낙천자를 위한 지역구가 되었다.
2008년에는 동작갑에서 밀려 노원병으로 옮긴 홍정욱 의원이 노회찬(55) 전 의원을 간신히 이기고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에는 강남을에서 밀려 노원병으로 옮긴 허 전 청장이 노 전 의원과 맞붙는다.
통합진보당의 노 전 의원 입장에서는 연거푸 타지역 낙천자와 맞붙는 셈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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