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로 미국차 수입 얼마나 더 늘까
올 국산 신차 출시 많지 않아..포드 등 최대 500만원 인하
“연비 안 좋고 쓸데 없이 커 ‘미풍’ 그칠 것” 분석도
2012-03-15 15:49:31 2012-03-15 15:49:41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15일 발효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수입차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수요가 최대 10% 늘어날 거란 전망이 있는 반면 한미FTA로 인한 효과는 미미할 거란 주장도 맞서고 있다.
 
◇ "올해 수입차 최대 12% 늘 것"
 
정부는 미국과 FTA 협상을 하면서 미국산 차에 붙는 관세를 수입가격의 8%에서 4%로 내렸다. 오는 2016년부터는 아예 관세가 면제된다.
 
포드자동차는 링컨 MKS의 가격을 5800만원에서 5395만원으로 405만원(7%) 인하했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본 도요타의 캠리, 독일의 벤츠·BMW의 SUV도 관세 인하 혜택을 받아 가격을 수백만 원씩 내렸다.
 
여기에 배기량 2000㏄를 넘는 차에 붙는 개별소비세도 출고가격의 10%에서 8%로 인하됐다. 미국차는 대형모델이 많다보니 미국 정부는 한국에 개별소비세 인하를 계속 요구해왔다.
 
포드 관계자는 “가격 인하를 통해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 4184대보다 43% 늘어난 6000대로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봄을 맞아 계절적으로 차 판매가 성수기라는 점도 수입차 판매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 3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1987년 수입차 개방 이후 사상 처음으로 월간 1만대를 넘기도 했다. (1만290대)
 
현대차, 기아차가 올 5월 경 신형 산타페와 K9를 출시하는 것 외에 올해 내 신차 출시 계획도 없기 때문에 수입차의 판매 증가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판매량을 작년보다 12% 정도 늘어난 11만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기름 먹는 하마, 누가 살까?’
 
그러나 한미 FTA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할 거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먼저 미국차의 연비가 좋지 않다. 올해 들어 1, 2월 동안 포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링컨 MKS모델의 경우 연비는 리터당 8.4km에 불과하다. 40대가 팔린 GM의 캐딜락 CTS 역시 리터당 9.4km밖에 못 간다. 크라이슬러 300C역시 리터당 9.7km에 그친다.
 
 <미국 빅3 수입차 비교>
 
 
디젤엔진 모델을 내놓으면서 리터당 20km를 가는 독일, 일본차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전망이다.
 
또 관세를 제외한 개별소비세 인하는 한국차에도 적용됐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2.4 럭셔리 모델이 72만원 내린 3048만원, 제네시스3.3 럭셔리 모델은 114만원 싸진 4826만원에 살 수 있다. 한국GM의 알페온 역시 2.4와 3.0 모델은 69만~94만원, 알페온 이어시스트 디럭스와 프리미엄은 각각 87만원과 91만원 싸졌다.
 
여기에 수입차의 배기량별 판매 실적으로 보면 2000㏄ 미만 소형차가 약 50%로 가장 많고 이어 2000㏄~3000㏄ 미만이 35% 정도 된다. 3000cc 이상의 고출력 라인이 많은 미국차가 인기를 끌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브랜드별로 3강1중의 구도를 깰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민 수입차’로까지 불리는 BMW와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3사가 판매량 3강을 형성하고 있고 이어 일본 도요타가 1중으로 뒤를 잇고 있다.
 
미국 빅3의 올 1, 2월 판매량을 모두 합해도 시장점유율은 7.37%에 불과하다. 도요타의 11%에 한창 못 미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차를 미국업체들이 어떻게 출시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가격이 싸진다고 해서 무조건 고객들이 찾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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