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22일 후보자 등록을 기점으로 4.11 총선이 출발선을 넘었다. 여야는 전날 선대위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당초 팽배했던 정권 심판론은 공천 과정을 거치며 사그라졌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1인체제로 발빠르게 전환하며 '과거로의 회귀냐 미래의 선택이냐'를 물을 태세다. 민주통합당을 장악한 친노 진영에 대한 반감을 자극시킴과 동시에 박근혜 대세론에 철저히 기대겠다는 속내다. 친이계를 솎아내면서 현 정권과의 차별화 효과도 가져왔다.
당 핵심관계자는 22일 기자에게 "비대위 출범 직후만 하더라도 100석 안팎도 힘들지 않겠냐는 게 전반적 기류였다. 패배주의가 만연했다"며 "지금은 제1당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2월초 민주당에게 10%포인트 가량 뒤지던 정당 지지도는 어느새 역전, 21일 40%에 근접했다.(새누리당 38.7%, 민주통합당 31.5%. 리얼미터)
반면 민주당은 위기감을 넘어 초상집 분위기다. 상황을 악화시킨 데는 자충수가 있어 아픔은 더 컸다. 노·이·사(친노·이대·486)라는 신조어가 공천 기간 내내 당에 울려 퍼졌다. 계파별로 '내 사람 심기'에 혈안이 됐고, 도덕성 논란에 호남 반발까지 겹쳤다.
어렵사리 전국단위의 야권연대를 타결 짓고 대반전을 노렸지만 이정희 문자 파문에 경선 불복까지 발생하며 유권자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총선 화두로 설정했던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는 되레 부메랑이 돼 심장부에 박혔다. 한명숙 대표는 참여정부 총리 시절 자신의 발언에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다 박영선 최고위원이 21일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하며 누더기가 되다시피 한 공천을 부관참시 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악재의 연속"이라고 탄식했고, 다른 당 관계자는 "전략도, 방향도, 목표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전열을 가다듬고 MB 심판론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위원장마저 자리를 비웠으니…"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영선 의원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MB정권비리진상조사특위 위원장마저 내려놓은 것이다.
단독과반을 확언했던 당내 자신감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공천장만 손에 쥐면 이길 것 같았던 수도권 전선은 백중지세를 넘어 수세로 몰리는 상황이다.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는 한 후보의 자조가 거울에 비친 민주당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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