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빵집, 국내는 좁아..`불타는 베트남`
5년된 뚜레쥬르 안착..파리바게뜨 1호점 개점 `선전포고`
2012-04-04 16:39:39 2012-04-04 17:41:05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국내에서 빵집 전쟁을 벌였던 업계 1.2위 프렌차이즈 베이커리 회사들이 베트남에서 또한번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해외 진출은 국내 시장에서 더 이상의 매장 확대가 힘든 상황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며 성장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은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주변국으로의 진출에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업체간 신경전은 국내보다 뜨거울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30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1위 기업인 SPC그룹의 파리바케뜨는 지난달말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열었다.
 
베트남 대전의 선전포고는 뒤늦게 진출한 SPC그룹이 먼저 한 셈이다.
 
파리바게뜨의 베트남 공략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에 비해 5년 가량 늦었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공세도 거셀 전망이다.
 
베트남 진출을 위해 SPC그룹은 지난해 1월부터 법인을 설립했고 수년전부터 사전조사를 비롯한 현지에서의 준비작업을 착착 진행해왔다.
 
오픈 당일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매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꾸중과 격려를 하면서  애정을 과시하는 등 직접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꼼꼼하게 현장을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한 허 회장은 내부 제품 구성 및 인테리어와 위생관리에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베트남 1호점의 30여명의 직원들은 식은땀을 흘렸지만 격려도 잊지 않았다.
 
허 회장은 "2002년 해외시장으로 진출한지 10년만에 우리의 기술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베트남 1호점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제부터 '한국의 맛'으로 세계경영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파리바게뜨 베트남 1호점은 529m²(약 160평)의 넓은 매장과 국내와 동일한 인테리어로 구성된 2층 규모의 카페형 매장이다.
 
1층 80석 2층 80석 등 모두 160석 규모에 달하는 이 매장 안에서 파는 빵은 150여종. 이중 20% 정도를 현지화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벌써부터 베트남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중국과 미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빵의 한류를 이어가겠다"고 자신했다.
 
올해 베트남에 추가로 4개(하노이 포함) 매장, 2020년까지 베트남에서만 300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후발주자인 뚜레쥬르가 파리바케뜨를 공략해나갔다면 베트남에서는 파리바게뜨가 뚜레쥬르를 뒤쫒는 모습으로 변모한 것.
 
지난 2007년에 베트남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트 1호점 인근에만 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호찌민에서는 뚜레쥬르를 빼고는 빵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현지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중 매장 수와 매장당 매출면에서 단연 1위다. 전체 매출의 경우 매년 두자리수로 성장중이다.
 
현지화 전략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초기 뚜레쥬르는 현지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에 대한 발렛 서비스를 펼쳤다. 
 
또 매장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강화해 고객 인사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 응대까지 베트남 로컬 베이커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했다. 마일리지도 더불어 제공, 현지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현재 빵의 경우 130여종 이상을 판매한다. 모두 A급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국내와 동일한 제품이 90% 이상이며 약 10% 정도가 현지화한 제품들이다.
 
뚜레쥬르는 올해 안에 7개 점포를 추가로 더 오픈해 연말 21개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호찌민 뿐 아니라 올해 상반기 하노이 지역에도 진출, 타사보다 먼저 타지역을 선점할 방침이다.
 
이같은 성공은 주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직접 매장을 찾아 로얄티 지급을 약속하며 매장의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
 
현재 필리핀(2개점), 인도네시아(2개점) 운영중이며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도 상반기 오픈한다.
 
뚜레쥬르 베트남 남영현 법인장은 "예전에는 점포오픈을 위해 건물주를 만나면 사업에 대해 한참 설명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주요 복합상가나 쇼핑몰을 오픈하면 모셔가려고 먼저 연락이 온다"며 "5년 사이에 브랜드 위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라고 밝혔다.
 
베트남 시장에 연착한 뚜레쥬르와 성공을 자신하는 파리바게뜨의 '베트남 대전`의 중간 성적은 올해말쯤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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