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르노삼성자동차의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 BMW가 르노삼성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양사는 물론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또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정황도 아직 찾기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사실일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그 진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르노삼성 매각설, 왜?
이같은 소문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사장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 기간중인 지난 2월29일 독일에서 BMW 사장을 만났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날 만남에서 BMW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차량 전장부품과 관련된 얘기가 오갔다는 추정이 나오면서 업계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또 한가지는 BMW가 지난 2월 경기도 인근에 드라이빙센터(전용트랙)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이 있다.
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은 지난 2월23일 뉴 3시리즈 신차 발표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말 안에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이내 거리에 3만~4만평 규모의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5군데 예비 후보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BMW가 드라이빙센터를 만든 곳에는 반드시 생산기지가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 르노삼성 인수설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드라이빙센터는 독일과 미국에만 있다. 아시아에는 우리나라에 건설하는 것이 최초고, 센터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도 처음이다. 독일과 미국 외에 BMW의 생산기지가 있는 영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에는 드라이빙센터가 없다.
업계에서는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1위를 달리고 있는 BMW가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생산기지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기도 한다.
◇사실이라면?
소문이 사실이라면 국내 자동차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BMW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256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520d는 778대가 팔려 BMW 판매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도 총 2만3293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점유율 25.7%로 1위를 달렸다.
이같은 업체가 국내에 생산기지를 갖춘다면 한국지엠의 파괴력을 넘어설 수도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이며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섰다.
결국 BMW의 국내시장 진출은 한국지엠과
쌍용차(003620)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에도 커다란 부담이다.
◇양측 "근거 없다" 일축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르노삼성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최근 이같은 루머가 프로보 사장한테까지 알려졌지만 프로보 사장은 임원회의 등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BMW의 라인업이 르노삼성의 라인업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BMW가 굳이 르노삼성을 인수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또 "르노삼성의 해외 진출 전략에 비춰봐도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오는 23일 베이징모터쇼에서 '올 뉴 SM7'의 중국 전략모델인 '탈리스만(TALISMAN)'을 공개하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중국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콘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탈리스만'에 거는 기대를 엿볼 수 있다.
BMW 관계자도 "BMW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기 때문에 르노삼성자동차와는 시장이 다르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현재 BMW는 유럽과 북미,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아시아(중국)에도 이미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어 한국에 또 다른 생산기지를 갖출 까닭이 없다는 이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각설이 떠도는 것은 르노삼성이 국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 판매실적이 내수와 해외시장 모두에서 전년대비 40% 이상 급감하는 등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매각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르노삼성의 전면부인에도 불구하고 매각설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의 신차 개발이나 해외 판매 등 주요 경영사항은 전적으로 르노그룹에서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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