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연극은 연극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8년전인 2004년 8월 29일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임태희 대변인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저질표현이 들어간 연극 '환생경제(還生經濟)'가 논란을 빚자 내놓은 논평이다.
환생경제는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24명이 배우로 활동하던 '극단 여의도'가 2004년 8월29일 전남 곡성에서 열린 의원연찬회 무대에 올린 정치풍자극이다.
당시 이 연극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욕설을 퍼붓고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임태희 대변인(현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 명의로 논평을 내고 "연극은 연극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우리의 연극은 제목이 '환생경제'로 지금 무너져 내리는 경제와 민생을 살리자는 줄거리의 풍자극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이를 두고 내용은 도외시 한 채 아주 부분적인 대사 몇 개를 빌미로 연극 전체를
문제삼는 것은 올바른 문화적 자세가 아니다"며 "여당은 우리 연극이 의미하는 뜻을 깊이 새겨 경제와 민생살리기에 전념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어쨌든 이 문제로 정치권이 국민들을 또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시 연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 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무능한 가장 '노가리'(주호영 의원)로 묘사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아들 노가리의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헌신적인 어머니 '근애'(이혜훈 의원)로 그렸으며, '근애'의 친구로 나오는 '번영회장'(송영선 의원), '부녀회장'(박순자 의원)은 노가리를 가리켜 '육××놈', '불×값 못하는 놈', '개×놈', '그놈은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등의 욕설을 퍼붓었다.
이날 공연에서 박근혜 당시 대표도 "프로를 방불케 하는 연기"라며 연기를 한 의원들을 추켜세웠다.
당시 열린우리당이 강한 유감을 담은 논평을 냈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평가할 것"이라는 입장만 간접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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