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세계 조선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조선의 후방산업인 해운 역시 선박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치킨게임’ 탓에 컨테이너와 벌크선의 발주가 뚝 끊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유일한 돌파구로 ‘해양플랜트(Offshore)’를 선정하고, 기술개발과 함께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 따라 고유가가 지속되는 것도 이런 흐름을 촉진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심해의 석유나 천연가스를 개발하기 위해 시추 및 생산을 하는 선박으로, 특히 드릴십(Drillship)은 심해 암반구조에 시추공을 뚫어 매장량을 확인하고 시추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올해 드릴십 5척 수주..독주체제 굳혀
지난 6일 영국 런던에 있는 ENSCO는 삼성중공업에 드릴십 1척을 발주했다.
선가도 6억4500만달러로 기존 수주한 드릴십들보다 가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드릴십 수주잔량 추정(출처 : 클락슨, 하이투자증권)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올해만 총 5척(Searill 3척, Pacific Drilling 1척, ENSCO 1척)의 드릴십을 수주하면서 이 부문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수주잔고는 23척, 약 120억달러 규모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허성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올해 드릴십 수주규모는 29억9500만달러로 다른 선박부문까지 합하면 총 59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면서 “이는 연간 수주계획의 약 47.6%에 해당해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우수한 수주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드릴십 세계 1위 비결은 ‘기술력·경험’
이처럼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분야 ‘최강자’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최첨단의 기술력과 풍부한 건조 경험이 덕분이다.
드릴십은 반잠수식 시추선과 달리 이동성이 용이하고 심해 시추도 가능하다.
◇삼성중공업 드릴십 구조도
하지만,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많은 움직임이 발생해 시추에 치명적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결함 극복을 위해 인공위성을 이용해 선박의 위치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자동위치제어시스템(Dynamic Positioning System)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또 삼성중공업은 선박의 모든 바닥과 손잡이에 열선이 들어가는 내빙 설계를 적용한 북극해용 드릴십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선박의 두께는 무려 4cm에 달하며, 기자재 보온처리를 통해 영하 40℃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축적된 삼성중공업만의 건조 노하우가 선주의 요구에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는 게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매출 360억달러..조선·해양·기계전기 3대 성장축 마련
삼성중공업은 오는 2020년 매출 360억달러 달성을 위해 조선·해양·기계전기 3대 사업부문을 성장축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Oil Major 및 해외 엔지니어링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 같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LNG 연료 추진선박과 LNG 화물창 독자모델(SCA)에 대한 조기 사업화를 추진하고, 기자재 국산화 비중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또 해양 해저설비(Subsea) 수요가 많은 브라질과 나이지리아 등 신시장의 현지 거점을 구축해 해양부문의 사업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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