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출근길이 한층 빨라졌다.
지난해 4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오전 8시40분쯤이었다. 7월 들어서는 7시40분쯤으로 1시간여 앞당겨졌다. 올 4월 들어 또 다시 1시간여를 앞당긴 출근길이 19일에는 오전 6시15분쯤으로 재촉됐다.
그러면서 오너 행보 하나하나를 신경 써야 할 그룹 미래전략실과 출입기자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숨바꼭질이 시작된 것이다.
성과도 있었다. 17일 출근길엔 형제들과의 유산 분쟁에 관한 이 회장의 작심발언이 터져 나왔다. 각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했고, 상대인 CJ그룹은 부글부글 끓는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뿐만이 아니다. 실적에 안주하는 듯 했던 삼성전자는 시장 지배력 강화에 더욱 신경을 써야만 했고, 전자의 고공행진을 지켜봐야만 했던 다른 계열사들은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고쳐야 할 게 많다. 회의 때마다 똑같은 소리를 떠들게 한다”는 이 회장의 질책이 가져온 효과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나란히 출근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내 여성 승진자들과 오찬 모임이 예정돼 있어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6시30분에 맞춰 로비에 도착한 출입기자들은 예상치 못한 출근 시간에 당황했다.
재계 주요 취재원의 한마디를 쫓기 위한 기자들의 발걸음은 내주 더 빨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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