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강은혜기자] 거래소와 예탁원이 주식 및 선물 거래수수료율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키로 결정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2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은 주식 및 선물 거래수수료율을 각각 20%씩 일괄적으로 인하키로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증권사가 거래소와 예탁원에 납부하는 수수료율을 낮추는 모양새지만 금융당국은 증권사도 수수료율 인하에 동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진웅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기본적으로 증권사 수수료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번 증권유관기관 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투자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증권사들이 자발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 검토하겠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수수료 경쟁으로 인해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수수료를 추가적으로 인하하기엔 쉽지 않다는 것.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수수료를 인하하면 증권사들도 통상적으로 이에 동참하게 돼 있다”며 “사실 대형사의 경우 추가적으로 수수료을 인하할 여력은 조금 남아 있겠지만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낮췄던 중소형 증권사는 많이 힘들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 대표는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서 받는 수수료 중에서 80%가 유관기관 수수료로 들어간다”며 “이러한 기관이 수수료율을 인하한다면 증권사들의 입장에서는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더 낮출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증권사에게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다면 문제가 될 듯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이 업계 상황을 고려치 않았다는 불만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고 있다.
한 금융유관기관 관계자는 “지금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리테일 부분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태라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하는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상명하달’식으로 전달한 것 같다”며 “업계의 공감대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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