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파이시티 인허가비리 의혹과 관련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전격적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측의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소환됐을 때도 대선자금 관련 의혹이 제기됐었지만,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박 전 차관이 브로커 이동율씨를 통해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시기가 명백히 대선 때에 걸려 있다.
검찰과 이 전 대표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 인허가 대가로 2005~2006년 5월까지 2000만~3000만원을 받고, 2006~2007년까지 매달 1000만~2000만원씩 총 2억~3억원을 받았다.
특히 2007년은 박 전 차관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에 있으면서 지지 단체인 안국포럼과 선진국민연대를 이끌 때다. 박 전 차관이 매월 정기적으로 받은 돈의 상당부분을 대선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방송사와의 통화에서 박 전 차관이 안국포럼 등에서 활동할 당시 브로커 이씨를 통해 ‘활동경비’ 명목으로 매달 1000만~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도 당시 박 전 차관이 이 전 대표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와 용처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새로 등장한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도 대선자금 의혹을 풀 연결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지역 유지인 이 회장은 2000년부터 박 전 차관과 알고 지냈다. 이 회장은 당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남지구당 중앙위원이었고, 박 전 차관은 이 의원의 보좌관이었다. 이렇게 만난 두 사람은 '형, 동생'하는 막역한 사이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박 전 차관이 현 정권 실세로 떠오르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 박 전 차관이 개입하고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의 정치적 후원자 내지는 자금줄이 되어왔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
특히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이 포스코 관련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힘을 써주면서 이 회장으로부터 여러 용도의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검찰도 박 전 차관을 불러 이 부분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
결국 검찰이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이 전 대표와 제이엔테크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자금의 용처를 어디까지 밝혀내느냐에 따라 대선자금이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릴지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선 당시 핵심 인물들과 그 자금원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만큼, 검찰 수사가 전격적으로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옮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들이 많다.
검찰 역시 "이번 수사는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관련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제기된 의혹이나,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은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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