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회사를 그만둘 때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당장 가족들이 반대하더군요. 번듯한 직장 버리고 뭐하는 짓이냐고. 만약 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냐고. 저를 인생의 루저로 보는듯한 친구들의 시선도 편치 않았죠. 하지만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어요. 결코 현혹된 게 아닙니다. 여러 가지 살펴봤는데 정말 저를 완성시켜줄 사업이에요. 그리고 시대 흐름이 바로 제 편에 서있어요. 그래서 당당하게 사표를 던졌습니다.”
바야흐로 제 2의 벤처붐이 일고 있다. 특히 인터넷업계에서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이라는 메가트렌드 아래 ‘좋은 간판’을 버리고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일부 성공사례는 이들의 열기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티켓몬스터다. 재작년 조그만한 사무실에서 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이 조그만한 ‘괴물’은 전국적으로 소셜커머스 열풍을 이끌었고, 약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리빙소셜에 매각됐다.
도마뱀이 용 되기까지는 딱 1년이 걸렸다.
티켓몬스터, 아니 그 이상을 바라보는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티켓몬스터는 24일 창업 2주년을 기념해 11개 유망한 벤처기업과 함께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벤처 PR대회’를 개최하고, 현재 벤처업계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먼저 기조연설자로 나선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현재의 2차 벤처붐은 2000년대 초반 있었던 벤처거품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개 사업 실체가 불분명했던 그 때와 달리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의견이다.
대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서비스를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기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00조원의 유통시장, 15조원의 결혼시장, 10조원의 배달시장, 5조원의 부동산거래대행시장, 2조원 취업시장 등 총 640조원에 이르는 민간시장 중 단 1%만이라도 가져간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의 박지웅 팀장은 인프라 측면에서 이들의 사업이 매우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블 경험으로 창업가, 투자자, 시장이 모두 실패 사례를 학습했다는 점, 인터넷이용자가 10년 전에 비해 10배 늘었다는 점,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비용이 극적으로 줄고 있는 점 등이 벤처기업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업계가 더 활성화되기 위한 고민도 나왔다. 박 팀장은 “벤처가 가장 시급한 게 사람과 돈이라면 인재가 몰리는 게 참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투자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엔젤투자는 상당히 안정된 반면 사업이 커지고 나서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언론과 투자자, 시장 모두 창업자들에게 좀 더 여유와 애정를 갖고 지켜봐주길 당부했다. 그는 인터넷기업 아마존의 사례를 소개했다.
아마존은 1994년 창업 이후 2002년까지 계속해서 적자를 냈고, 심지어 그 누적적자가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임직원, 투자자 모두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을 버리지 않은 끝에 200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는 애플을 위협하는 인터넷 플랫폼기업이 되기 이르렀다.
따라서 함부로 거품, 먹튀를 운운하는 것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에게 크나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 대표는 “이제 제 2의 벤처붐은 막 시작 단계”라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움직이는 벤처기업들을 위해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PR대회에 참여한 기업은 지역기반 SNS ‘저스팟’, 소셜데이팅 ‘이음 소시어스’, 모바일광고 플랫폼 ‘카울리’, 배달서비스 ‘배달의 형제’, 비즈니스 SNS ‘링크나우’, 명품쇼핑클럽 ‘클럽베닛’, 모바일설문 ‘오픈 서베이’, 커플 SNS '비트윈‘, 의료정보서비스 ’굿닥‘, 모바일게임 ’엑스몬 게임즈‘, 음성인식 ’다이알로이드‘ 등이다.
이들 모두 티켓몬스터와 투자 혹은 인큐베이팅으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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