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이 진상조사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처리 및 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 김동한)를 발족,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로 1차 결론이 난 비례경선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특위 위원 선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무성하다.
진상조사 특위를 당외 인사 7명과 당내 인사 4명으로 구성했지만 각각 적절치 못한 인물들이 위원으로 선임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우선 외부에서 영입된 것으로 알려진 조지훈 변호사는 지난 2월 입당한 당원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조 변호사는 아울러 구 당권파 실세들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위 '당원비대위'라는 단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미희 의원과 함께 활동해 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투표정보 열람 및 유출, 대리·중복투표 관련 등 핵심 쟁점을 조사하게 될 온라인투표 분과에 조 변호사가 들어가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이에 조사위원 구성을 담당한 민병렬 혁신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당원(통합되고 입당함)이라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비대위에서 보고가 되고 양해된 바 있다"며 "진상조사의 성격상 법조인이 꼭 위촉되면 좋겠다는 판단들이 있었는데, 선뜻 맡아주시겠다고 나서시는 분이 없던 차에 입당한지 얼마 안 된 분이 계셔서 외부인사·전문가 자격으로 모시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위원들 가운데 내부 인사로 선임된 윤영태 전 민노당 인터넷실장도 지난 비례경선에서 투표시스템을 담당한 X-인터넷 업체와 관련이 있어 조사위원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아 갈등의 조짐마저 감지된다.
지난 검찰의 통합진보당 압수수색에도 포함이 됐던 X-인터넷 업체는 최 전 실장이 민노당 시절 관련 업무를 담당할 때부터 계약을 맺어온 곳이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지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듯 당 대표단을 무시하고 구 당권파의 지시를 받는 등 기본적 선거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지난주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스스로 부과한 '침묵의 형벌'을 깨고 민병렬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났다는 소리가 돌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구 당권파가 6월 말 치르는 당직선거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가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는 부산·울산·경남연합 등과 세를 규합해 다시 한 번 당권 탈환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 집행위원장이 조 변호사와 윤 전 실장을 무리해서 진상조사 특위 위원으로 넣은 것은 앞서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1차 진상조사보고서의 결론을 뒤집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오는 7월8일 2기 지도부 출범식을 앞두고 있는 통합진보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출당 조치도 늦어지고 있는 형편에,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진상조사보고서가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갖게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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