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이달 1일부터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가하자 흡연자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홍보도 제대로 안한 상태에서 과태료를 부과할 뿐 아니라 흡연실 설치 등 보완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5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시내 공원과 버스정류장 등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5만~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고한다.
현재 서울·부산 등 광역자치단체 10곳과 기초자치단체 75곳이 도시공원과 놀이터·버스정류장·해수욕장·번화가 등 금연 조례를 제정한 상황이다.
특히, 서울 시내에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5개 자치구 1950곳으로, 서울 전체 면적의 20%에 이른다. 전국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대로와 양재대로도 단속 구간으로 지정됐다.
길을 갈 때 앞사람의 담배연기 때문에 간접흡연으로 괴로워하던 비흡연자들은 환영하는 반면, 그렇잖아도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흡연자들은 길거리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흡연에 대해 강력한 정책을 펼치는 것은 우리나라 성인남성 흡연율이 2010년 기준으로 4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흡연율인 28%대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흡연자·비흡연자 관계없이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1월2일부터 6일까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길거리 흡연 금지 정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흡연자 찬성률은 91.5%로 압도적이었으며 흡연자 찬성률도 52.9%로 절반이 넘었다.
그러나 길거리 등 금연구역의 흡연 단속이 시행 초기인 지금 국민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흡연자 홍모(29세) 씨는 "어느 길거리가 금연 구역인지도 모르겠고 경계가 모호하기도 해서 헷갈린다"며 "제대로 홍보도 안하고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금연구역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금연 확대 정책을 둘러싸고 한국담배소비자협회와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는 "정부와 보건당국은 흡연자들을 일방적으로 몰아 부치는 독단적인 금연 정책보다 사업장·공공장소 흡연실 설치에 대한 지원과 이를 뒷받침할 수 각종 법률적인 보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현실적으로 팔을 벌리면 사람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혼잡한 도로부터 금연구역으로 정해야 한다"며 "시가 해결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현재 집행단속 업무는 지자체에서 소관하고 있으나 법률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지원할 것"이라며 "금연구역 확대 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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