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건물 권리관계 '설명의무'위반..중개인 50%책임"
법원, "계약자 당사도 등기부등본 떼어 봤어야"..절반 책임 인정
2012-06-18 10:37:55 2012-06-18 10:38:47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다른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설명하지 않은 채 전세계약을 중개한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전기철 판사는 김모씨가 "건물과 토지의 소유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부동산중개업자 천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천씨는 김씨에게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천씨는 중개대상물인 토지의 권리관계에 관한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했다"며 "토지의 권리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채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김씨는 건물소유주인 박모씨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건물 소유주인 박씨의 다른 재산에서 보증금을 회수하게 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박씨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천씨의 손해배상의무가 중첩관계에 있는 것일 뿐, 천씨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전 판사는 다만 "김씨 역시 전세계약을 체결할 경우 건물 및 그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요구하거나 직접 확인하는 등으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며 "김씨의 과실도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천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2007년 10월경 천씨의 중개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A건물을 소유한 박씨와 전세금 5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2년간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2008년 10월에 이르러 A건물의 토지 소유자인 정모씨는 건물 소유자인 박씨를 상대로 '법정지상권 소멸'을 주장하며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정씨는 원고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으며, 박씨를 상대로 낸 유사소송에서도 1심에서 승소해 항소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정씨가 김씨 등 A건물의 세입자들을 상대로 건물명도소송을 제기해 승소하자 전세보증금 5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김씨는 "건물과 토지 소유주가 다른 사실을 계약 당시 설명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중개인 천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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