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한국전쟁 초기 북한 인민군의 총공격 계획을 국군에 제보했지만 간첩으로 몰려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재미교포가 62년만에 법원의 재심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원범)는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군사재판에서 징역10년을 선고받았던 홍모씨(82)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국사편찬위에서 '홍씨가 아군에 도착해 인민군 총공격을 보고했다'는 문건을 발견했다"며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해 재심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건의 내용에 따르면 '아군과 교전했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재심대상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보병학교 입교를 앞두고 있던 홍씨는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할 때 빠져나오지 못해 인민의용군에 어쩔 수 없이 입대했다.
북한군을 따라 남하하던 홍씨는 같은해 8월 대구 인근 전선에서 '인민군의 9월 총공격' 정보를 입수하고 북한군을 탈출해 국군에 귀순한 뒤 이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전투지역에서 아군과 교전해 적군을 구조했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살던 홍씨는 지난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한국전쟁사 자료인 '로이 애플먼 컬렉션'을 살펴보다가 1950년 당시 자신이 인민군 9월 총공격 계획을 제보했고 미군이 이를 중요정보로 취급했다는 정황이 담긴 메모를 발견했다.
이 문건은 1954년 미국 국방성 미군역사국 한국전쟁사 집필자인 애플맨이 '홍의 정보'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것으로 홍씨는 최근 이 문서를 발견, 지난해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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