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펀드 고객 달래기..상품보다 '서비스' 제공 주력
2012-06-20 11:16:24 2012-06-20 11:17:05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시중 은행들이 펀드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 펀드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은행들이 펀드 고객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펀드 판매 부진으로 펀드 상품보다는 펀드 관련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펀드와 예금을 결합한 상품에서부터 펀드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KB펀드와 만나는 예금..안전자산 + α 수익 추구
 
20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정기예금의 안정적 수익과 함께 펀드 등에 재투자하여 추가 수익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산관리형 정기예금인 'KB펀드와만나는예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적으로 매월 원리금을 수령할 수 있는 정기예금이다. 고객은 매월 얼마나 원리금을 수령할지를 고른 뒤 적립식 펀드에 넣거나 그냥 입출식 예금으로 받을지 여부만 선택하면 된다.
 
고객은 자금운영 목적과 투자 성향에 따라 '이자만 펀드로' 방식 또는 '펀드로 10·30·50·100'방식 등 총 5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자만 펀드로 방식은 원금은 놔두고 이자만 매월 지급받아 펀드 혹은 입출식 예금에 넣는다. 펀드로 방식은 원리금 중 펀드 혹은 입출식 예금으로 중도에 받을 비율을 고르는 방식이다.
 
가입대상은 개인 및 개인사업자로 최저 가입금액은 300만원이고 계약기간은 6개월 이상 36개월 이하 월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적용이율은 12개월 기준 연3.9%, 24개월 기준 연4.0%, 36개월 기준 연4.1%이다.
 
전효성 KB국민은행 수신부 차장은 "펀드에 자금을 이체하려는 고객들의 수요는 많지만 투자 성향에 따라 펀드가입 시점을 몰라 금리 낮은 요구불 상품에 돈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고객들이 KB펀드와만나는예금에 가입하면 더 많은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차장은 "기존에 나온 펀드와 관련된 복합상품이라기 보다는 예금에서 펀드로 가는 통로를 열어준 정도의 의미"라며 "출시 이후 지금까지 2000억원 정도의 영업실적을 달성하는 등 예상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銀, 베이비부머 위한 '펀드 월지급 서비스' 시행
 
신한은행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준비를 돕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펀드 월지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거치식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사전에 정한 금액을 매달 한 차례 지급받는 것이다. 매월 일정 금액의 생활비가 필요한 고객이 연금처럼 받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양한 거치식 펀드 가운데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직접 선택하고 수령 희망 금액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신규 가입 고객뿐 아니라 기존 거치식 펀드 투자자도 월지급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고제헌 투자상품부 과장은 "기존 펀드 월지급 서비스는 매달 수령 금액을 원금의 1% 미만으로 한정하고 몇 가지 펀드만 제한적으로 제공했다"며 "이번 서비스가 '은퇴 크레바스(은퇴 후 소득공백기)'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유용한 포트폴리오 수단으로 자리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서비스 개발 당시엔 베이비부머 세대의 니즈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연령대가 낮은 주부 등 해당 서비스에 대한 문의 전화가 활발하게 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銀, '펀드 재무설계 클리닉' 시행
 
경남은행은 지난 13일 펀드 가입 고객의 손실 최소화를 위해 '펀드 재무설계 클리닉'을 시행했다.
 
이달 말까지 1차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손실 폭이 큰 펀드를 유지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리밸런싱(rebalancing,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해준다.
 
대상펀드는 우리부울경우량기업플러스1호(주식), 우리러시아익스플로러증권제1호(주식),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인프라섹터증권(주식), 우리일본스몰캡증권1호(주식), 산은S&P재팬증권1호(주식), 한화재팬리츠부동산1호(리츠-재간접),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1호(주식혼합) 등이다.
 
경남은행은 1차 펀드 재무설계 클리닉이 종료되면 중국, 유럽, 브릭스 등 다른 펀드로까지 리밸런싱을 확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명진 경남은행 PB사업부장은 "1차 펀드 재무설계 클리닉 대상펀드 대부분이 판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이라며 "이러한 펀드에 대한 리밸런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줌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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