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에엥~~~~"
21일 오후 2시 민방위 이렌 소리와 함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는 암흑으로 뒤덮였다. 20분간의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올해 때 이른 더위로 인한 냉방수요 증가로 예비 전력이 급감할 수 있다고 판단, 실제 정전이 발생했을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코엑스 내의 상점들은 모든 불을 끄거나 최소한의 불빛을 이용해 손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파스쿠치와 로이드·세븐일레븐·후아유·에뛰드·악세서라이즈 등은 절전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 영업했다.
오후 2시10분께 어둠속에서 만난 코엑스 한 관계자는 "코엑스 내부에 입점한 가게에 절전에 동참해 달라고 적극 요청했다"며 "70% 정도가 절전 의사를 밝히고 현재 참여 중"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정전 훈련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정부의 홍보 덕분인지 국민들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반면 외국인들은 영문을 모른 채 두리번거렸다.
한국으로 여행온 영국인 앤드류 막심(33세) 씨는 "갑자기 불이 꺼져서 깜짝 놀랐지만 한국인들이 정전에 동요하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사태 파악을 했다"며 "외국인을 위해 영어 등으로 방송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에서 때늦은 점심을 먹는 사람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휴대폰 조명을 이용해 식사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 잠시 먹는 것을 중단하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들에게 정전 훈련 상황에 대해 안내하고 실시간으로 중개하는 음성 방송이 나왔지만, 소리가 너무 작아 가게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는 명확하게 들리지 않았다.
아울러 불빛만 끄고 음악은 크게 틀어놓거나 에어컨을 가동하는 등 훈련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점들도 있었다.
이날 코엑스에 있던 김지원 양(20세)은 "실제로 정전된 상황을 가정한다고 들었는데 안내방송도 안들리고 밝은 곳은 평소처럼 밝다"며 "훈련을 안해본 것보다는 해보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뤄진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으로 인해 오후 2시20분 전력 공급 능력은 7238만kW, 전력부하 6278만kW, 예비전력은 960만kW(예비율 15.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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