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커지는 것 외에는 다른 시너지를 내기 힘든 비효율적 합병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우리금융과 KB금융이 합병할 경우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그토록 밀어 붙였던 메가뱅크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금융권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두 금융지주 합칠 경우 자산은 무려 770조원에 이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측은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강력하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까지 "KB금융과 합병하면 시너지효과가 있다"고 언급해 합병설에 힘을 실었다.
금융권에서는 인수 참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미 예상한 시나리오라는 반응과 함께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딜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시너지 측면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두 금융지주 합쳐질 경우 자산772조원이라는 외형확대 외에는 기대할 게 없다는 얘기다.
김은갑 NH농협증권 연구원은"두 금융지주가 합병할 경우 대출고객과 영업점 중복이 많아진다"며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KB금융의 은행점포수는 1170개, 우리은행이 960개로 총 2130개에 달한다. 은행 직원수도 KB은행 2만1627명, 우리은행 1만5304명을 합치면 3만6913명으로 불어난다.
KB금융노조 관계자는"두 은행이 합병하면 어림잡아도 400~500개의 지점이 중복될 것"이라며 "지점당 직원수 20명이면 어림잡아도 1만명은 결국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40~50%로 확대될 경우 독과점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산업을 위해서도 이로울게 없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을 KB금융에 일괄매각한 후 분리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예상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겠지만 그룹별로 분할 매각을 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프리미엄을 더 챙길 수 있다"면서도 "전체 매각 후 분리 매각을 염두해두고 있다면 굳이 처음부터 일괄매각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 KB금융과 우리금융 합병이 미리 짜여진 시나리오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지난 4월 정부가 우리금융 재매각 방침을 발표하면서 KB금융 등에 유리한 매각 조건을 제시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계 고위인사는 "매각 추진 과정에서 해외자본과 컨소시엄 관련 규제 등을 만들면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족쇄를 만들어 놨다"며"손발을 쓸수 없게 만들어놓고 비싸게 팔아보려는 생각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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