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회쇄신과 민생제일주의 정치를 실천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창희 국회의장과 동료 국회의원 여러분!
김황식 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저와 같은 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몇 십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를 거뜬히 이뤄냈습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 없이 빠른 속도로 일궈낸 값진 결실입니다.
어느덧 G-20 국가의 일원이 되었고, 한류 바람은 세계의 젊은이들을 열광케 하고 있습니다. 물질적 성취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측면에서도 선진국과 교류하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세계 많은 나라들로부터 도약의 비결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합니다.
요즘 방영되는 옛날 영화나 역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를 실감하실 것입니다. 더구나 전쟁과 헌정 중단과 같은 수많은 고비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이뤄낸 빛나는 성취여서 더욱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입니다.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크게 감사드립니다.
거대한 변화, 위험이자 기회입니다.
그런데 강한 빛은 짙은 그늘을 동반하는가 봅니다. 아직 민족의 재결합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빠르게 발전된 우리 사회에는 전근대적 의식구조, 근대적 사고, 탈근대적 인식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개체화, 개별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은 사회적 존재라는 의식 보다는 주체적 인간, 자유로운 시민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모두들 의무 준수 보다는 권리 주장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산업화세력, 민주화세력, 정보화세력 간에는 상호 이해가 부족합니다. 노ㆍ장ㆍ청 사이의 세대 간 갈등은 커지고 있습니다. 단기간 ‘고도성장’을 이뤘으나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자살률, 범죄율, 이혼률 등 각종 사회갈등 지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4.2로 낙제수준입니다. OECD 회원국 중 32위로 평균(6.23)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나라는 잘 살아도 국민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국내총생산(GDP)이나 경제성장률, 외채 등 거시경제 지표는 좋아도 국민의 삶은 고달픕니다. 특히, 생계의 어려움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인 빈곤층, 100만 가구를 넘어선 ‘하우스 푸어’,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해결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많은 국민들이 성실히 노력해도 신분 상승의 희망이 크지 않다고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통계청의 2011년도 조사 자료를 보면, 스스로를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가구주가 전체의 45.3%에 이르고, 일생을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가구주가 58.7%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차이가 줄어들기는커녕 사람마다 출발선 자체의 격차가 커져 간격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정치적 균열은 지역, 이념, 계층, 세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계속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국가에 많은 것을 양보하고 국가발전을 위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정작 국가가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잘 서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를 살펴보면, 과거 대한제국 시절이나 정부수립 당시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과 남북의 대결 국면은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팽창과 이에 대한 견제, 유럽과 미국의 후퇴와 신흥국가들의 세력 신장 등 국제사회의 흐름은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산업구조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재편성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 지식정보화 사회의 도래가 수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정보혁명은 일과 놀이, 노동과 자본, 국가와 국가 간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민생제일주의 정치’ 새누리당이 실천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거대한 변화 속에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큰 기회도 있기 마련입니다. 준비 안 된 사람에게는 엄청난 위험이 되겠지만, 미래를 차분히 준비한 사람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크게 보면, 대한민국만큼 사회적 에너지가 충만한 나라도 없는 듯합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은 경제적 영토 확장과 문화적 영토 확장을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의 높은 교육열은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량과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훌륭한 인재들을 키워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곳곳에 충만합니다.
절망적 상황에서도 미래에 대한 자신감 위에서 끊임없는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아실현의 의지가 우리 국민처럼 강한 나라가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런데 이처럼 용솟음치는 국민적 에너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대로 된 대한민국 만들기에 쓰이지 못하고 정략에 매몰된 정치집단의 이익 추구에 악용되거나 낭비되고 있습니다. 당장의 이익 확보를 위해 tn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의 정치화, 노동의 정치화, 교육의 정치화와 같이 세대ㆍ지역ㆍ계층을 가리지 않는
정치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적 에너지를 결집시켜 시너지로 바꿀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미 선진국 수준에 올라선 우리 국민의 의식과 가치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믿음과 희망을 주는 ‘일류 정치’가 필요합니다.
미래세대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행복하고 미래 불안이 최소화될 거라는 믿음, 괜찮은 일자리를 포함하여 공평하고 폭넓게 자아실현의 기반이 제공될 거라는 희망, 선진국 수준의 기본권이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주어질 거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민생제일주의(民生第一主義) 정치’입니다.
민생제일주의 정치는 이념이 아닌 민생을 챙기고, 기득권을 파괴하여 민권(民權)으로 대체하며, 부패와 탐욕을 제어하여 정의, 도덕, 상생, 자연존중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치입니다. 민생안보로 중산층과 서민의 미래불안을 덜어드리겠습니다.
민생제일주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첫째, 민생안보 의식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핵 개발과 같은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것만이 안보가 아닙니다.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 환경 보전, 신종 질병이나 식품 안전, 재해재난이나 응급의료에 대한 안전보장 체제 구축이 시급합니다.
민생 안보는 중산층과 서민들의 미래 불안을 덜어드리는 일입니다. 보육, 교육, 의료건강, 주거안정, 노후생활 등 생애주기별 복지가 그것입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는 게 민생안보를 챙기는 일입니다. 경제적 약자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하고 투명한 자기방어체제를 제공해야 합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권과 같이 비정규직, 중소 하청업체, 소비자, 소액 주주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갖춰야 합니다.
취업에서 고졸, 여성, 장애인, 지방대 출신 등에 대한 실질적 차별도 사라져야 합니다.
민생안보를 위해서는 국가경제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국가가 발전해도 국민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발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소득은 물론이고 주거, 건강, 일과 가정의 조화, 교육, 환경, 안전 등을 확보해 국민의 행복을 높여야 합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기가 고달픈 서민들에게 무역 1조 달러 돌파, 20-50클럽 가입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나와는 상관없는 공허한 숫자놀음일 뿐입니다. 아랫목이 아무리 뜨거워도 윗목에 냉기가 흐르면 아무리 불을 때도 소용이 없습니다.
경제 성장의 혜택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옛날식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안 됩니다. 국가재정이나 대기업 자본을 동원하는 방식, 토목경제 방식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사회적 자본, 인적 자본, 시민 자본 등 새로운 자본동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지식과 정보, 신뢰 등의 사회적 자본, 토목경제가 아닌 창조적 기술력을 지닌 인적 자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비효율적 재정이나 탐욕적 대기업 자본력이 아닌, 그동안 축적된 민간지식과 시민자본을 바탕으로 공익을 지향하는 공영사업을 추진하는 방식 등으로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합니다. 공정경제로 상생의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민생제일주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한 두 번째 과제는 공정한 경제체제 운영과 함께 이해당사자 자본주의, 진화된 자본주의 정신을 구현하는 일입니다.
공정한 경제란 재벌 때리기 수준의 좁은 범위가 아닙니다.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 제공, 분배체계의 형평성 확보, 사회운영 비용의 공평한 부담을 의미합니다. 지역과 계층,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없는 경제구조를 통해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종합적인 정책 묶음을 뜻합니다.
물론 대기업 집단의 책임이 가장 무겁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윤리경영과 투명한 경영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졸부같은 행태는 국민들을 실망시킵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골목상권 등 소상공인 영역의 무차별적 잠식,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 탐욕에 의한 횡포는 사라져야 합니다.
법과 제도도 손질해야 합니다. 소액주주, 하청업체, 소비자, 비정규직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대기업의 부당ㆍ위법 행위를 정부가 일상적으로 개입해서 해결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나 집단소송제도 등과 같이,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와 같은 범법행위는 가차 없이 처벌해야 합니다.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 지원 행위 등에 대해서는 민ㆍ형사상 책임을 확실하게 묻는 등 엄격한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대기업 집단을 비롯한 경제문제를 이분법적 사고로 바라보고 싸움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제대로 된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기업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융단 폭격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닙니다. 기업의 활동을 선진국 수준으로 보장하는 가운데 잘잘못을 정확히 가리고 바로잡는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해당사자 자본주의는 기업단위의 상생자본주의입니다. 주주, 근로자, 소비자, 지역 주민 사이에 이익 균형이 실현되는데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만 온 신경을 쓰는 단순한 주주자본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디지털 문명에서 국민이 가지는 정체성은 다층적(多層的)입니다. 많은 국민이 근로자인 동시에 주주이고 소비자이며, 또 지역 주민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이해를 동시에 반영하고 해결하는 진화된 자본주의가 필요합니다.
진화된 자본주의는 도덕자본주의, 상생자본주의, 자연자본주의, 박애자본주의를 포괄합니다. 그 핵심은 ‘조화’입니다. 국가·사회와 기업과의 조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조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조화, 자연 및 환경과의 조화, 그리고 나눔과 배려를 담은 자본주의입니다.
물론 지식, 기술, 정보 등 성장 잠재력과 사회적 자본, 인적 자본, 시민자본 등 새로운 자본동원체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국회 특권 폐지는 민권신장의 첫걸음입니다.
민생제일주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한 세번째 과제는, 대의민주주의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세월 광범위한 분야에서 각종 특권이 누적되어 왔습니다. 힘없는 국민들은 억울한 사정 속에 절망하는 민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이는 정의와 공평성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민적 에너지를 창조와 도전의 방향으로 전환시키는데 결정적 장애가 됩니다.
국회가 먼저 특권 폐지에 나서야 합니다. 국회 쇄신을 기반으로 오랜 세월 누적되어 온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광범위한 특권이나 기득권을 정리하여 가시적으로 민권을 신장하는 긴 장정을 준비해야 합니다.
대기업 집단 문제, 대형 노조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문제, 소비자 보호 문제, 미래세대의 취업 기회와 주택마련 문제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넷째,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보답이 제대로 되어야 국가에 대한 믿음이 축적될 수 있습니다. 6ㆍ25전쟁 때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하신 18세 학도병 김용수 일병을 비롯한 순국 장병 12구의 유해가 얼마전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언 6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북한 땅에서 발굴된 국군전사자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이분들의 유해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 미군에 배속된 카투사였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아직도 북한 땅과 비무장지대(DMZ)에 묻힌 5만여 국군 전사자의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된 장병은 반드시 국가가 책임진다.’는 각오로 국군 전사자 유해 수습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 새누리당 의원들이 ‘무노동 무임금’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자 반납한 6월분 세비 13억 6천여만 원을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지원에 활용토록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앞으로 6ㆍ25 전사자 유해발굴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명예를 기리는 사업을 서둘러야 하고 또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조국과 국민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동시에그 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걸 맞는 예우가 반드시 주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보훈 대상자 관련 체제정비와 예산 확보는 과감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선열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일궈낸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이 훼손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무단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인사는 마치 자신이 민족의 영웅이라도 된 듯 안하무인으로 행동했습니다. 북한 지도자를 민족의 어버이로 부르며 숭배했습니다. 3대 세습을 찬양하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애국가를 부인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해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부르며 폭언하는 국회의원까지 있습니다.
이토록 왜곡된 국가관, 시대착오적인 역사관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우리 국회에까지 진출하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배신하고 변절했다는 것입니까. 속 시원히 얘기라도 듣고 싶습니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며, 그들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더구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북한의 주민인권탄압과 3대 세습, 핵개발 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국민에게 알릴 책임이 있습니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국회 쇄신은 국가 쇄신의 출발점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내일은 제64주년 제헌절입니다. 나라의 근간인 헌법을 제정하여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을 놓은 날입니다.
돌이켜 보면, 60여 년 전 해방 직후의 우리 사회는 경제적 빈곤과 좌우의 이념 대립 등으로 혼란과 무질서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제헌의원들은 밤을 세워가며 헌법을 만들고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의 이념 위에서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기초를 닦았습니다.
이제 우리 후배들이 목숨 걸고 나라를 세우고 지켜낸 선배님들의 업적과 정신을 계승ㆍ발전시켜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평등, 민주와 복지의 헌법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를 열어가야 합니다.
특히, 19대 국회 앞에 놓인 현실과 과제는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지각변동 수준으로 일어나는 안팎의 도전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그럴듯하게 말하면서 정작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땅에 떨어진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하고 승화시켜 제대로 된 나라 만들기에 나설 수 있겠습니까.
국회가 국민 눈높이에서 특권과 특혜를 폐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회 곳곳에 오랜 세월 누적된 특권과 불공평을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억울함에 빠져 있는 민권을 되살려 낼 수 있겠습니까.
또 국회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국민들 보고 부패하지 말고, 탐욕에 빠지지 말며, 법질서를 지키자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일 잘하는 국회가 되지 못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국민들의 자아실현을 위해 열심히 함께 일하자고 나설 수 있겠습니까.
먼저, 국회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국회’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첫째, ‘약속을 지키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약속을 드리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것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 새누리당은 가족행복 5대 약속을 비롯한 125개의 진품약속(진심을 품은 약속)을 공약했습니다. 그리고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내에 ‘100% 국민행복실천본부’를 구성하고 공약 실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결과 19대 국회가 시작되던 첫날(5.30), '희망사다리 12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여기에는 비정규직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에 대한 지원, 영유아 보육료 확대 근거 마련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차별 해소 관련 법안들은 원내대표인 제가 직접 대표 발의했습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 그리고 언제 그만둬야 할 지 모르는 불안감에 떨고있는 600만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 시정과 고용 안정을 위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지난 6월 22에는 토지임대부 임대주택의 도입 근거를 담은 법안을 포함하여 '서민행복지킴 4대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국회가 열리지 않은 동안에도 쉬지 않고 고민하고 연구해서 내놓은 법안들이어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앞으로도 우리 새누리당은 국민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실천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미 새누리당은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6대 과제를 선정하고 실천에 나서고 있습니다.무엇보다 먼저, 우리 새누리당 의원들은 6월분 세비를 반납했습니다. 국회 구성이 지연되거나,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거나 구속·출석 정지 등의 기간에는 세비를 반납해 ‘무노동 무임금’을 실천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한 것입니다.
의원연금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영리목적의 겸직을 원천 금지할 것입니다. 국민의 대표로서 해야 할 책무에 충실하고 국회를 경력쌓기나 집단이익을 대변하는데 악용하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부족합니다. 국회의원 보좌진의 친인척 임용 금지, 국회의원의 본회의 출석 의무 강화, 의원외교를 활동 목적에 맞게 제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야 합니다.
안건 표결시 이해관계 충돌, 즉 이해관계 제척사유가 생길 경우에는 표결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아울러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마련하는 선거구 획정안에 구속력을 부여해야 합니다. 그래서 게리맨더링과 같이 국회의원들이 자신과 정파의 유ㆍ불리에 따라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는 잘못된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셋째, 법을 지키는 ‘준법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회 개원이 협상 대상이 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자동 개원되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개원이 늦으면 세비라도 반납해야 합니다. 상임위는 법에 따라 한 달에 두 번 이상 개회되어야 하고, 예산심의와 결산심사 기간이 준수되어야 합니다. 예산상 조치 수반 안건에 대한 정부의견 청취와 법안비용 추계서 첨부규정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합니다.
정부에 대한 서류제출 요구 절차도 지켜져야 하고, 회의진행 방해 물건 등의 반입 금지도 제도만 있고 실천은 없는 채로 놔둬서는 안 됩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때는 가혹할 정도로 엄격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국회내 폭력은 가중처벌 되어야 하고, 국회 윤리기준 위반자에 대해서는 민간인들이 참여하는 윤리위원회에서 판정한 기준대로 엄중하게 처벌되어야 합니다.
국가 기밀을 함부로 유출하는 행위도 확실하게 처벌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비록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라도 현행법을 위반했을 때는 일반인과 똑같은 기준과 절차에 따라 처벌받아야 합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때 현행 제도처럼 72시간 내에 처리가 안 되면 부결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자동 가결되게 만드는 게 정상이 아니겠습니까. 범죄 혐의자를 보호하는 방탄국회를 하면서 어떻게 국민들 보고 국회가 만드는 법질서를 준수하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까.
법이 강자의 편에 서면 정의는 실종됩니다. 힘없는 사람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돈이 많다고, 권력이 있다고 법망을 피해가는 일은 사라져야 합니다. 오히려 법은 힘 있는 사람에게 더욱 엄격해야 합니다.
넷째, 일 잘하는 국회가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디지털 혁명 시대에 국회가 대한민국 지식정보 네트워크의 중핵, 협치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지식정보공유 시스템을 최대한 보강해야 합니다.
공공부문의 정보축적과 공개, 그리고 민간과의 지식 공유를 촉진하면 투명정부, 협치정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감시가 가능해지고 관련 정보를 국민이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국가경쟁력, 국민경쟁력을 한층 제고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국회가 앞장서서 실현해야 합니다. 국회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제도도 정비해야 합니다.
법사위원회의 법체계 및 자구수정권을 폐지하여 법사위가 더 이상 국회 운영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융ㆍ복합시대를 맞아 상임위별로 소위를 확대하고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정부 질문, 국정감사 같은 제도도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품위 있는 국회를 위해서는 의원들의 발언 태도도 고쳐야 합니다. 상임위나 청문회 등에서 공직자들에 대해 지나치게 고압적인 태도로 압박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입니다.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가운데서도 따질 것은 준열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국회 쇄신 없이 정치권 쇄신 없고, 쇄신 안 되는 3류 정치는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 있는 국민들에게 분노와 절망만 안겨줍니다.
특권을 내려놓는 것을 주저하거나 망설여서는 안 됩니다. 기득권 상실을 두려워하거나 변화를 거부해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쳤다가는 국민의 돌팔매가 국회의사당으로 날라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국 미래세대에게 큰 죄를 짓게 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함께 국회를 쇄신합시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 쇄신의 길에 나섭시다.
국가의 먼 장래를 내다보며 함께 협력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강창희 국회의장과 동료 국회의원 여러분!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미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데 국회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민생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새누리당부터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생제일주의 국회,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19대 국회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합니다. 정권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의 책임도 다해야 합니다. 민생문제를 놓고 여야가 맞설 이유가 없습니다.
오늘 19대 국회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무리하면서 다산 정약용 선생이 7살 때 지었다는 시 한 편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소산폐대산 원근지부동(小山蔽大山 遠近地不同)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니
멀고 가까운 것이 같지 않음이니라.‘라는 뜻입니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지금, 여야 정치권이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봅시다. 국가의 먼 장래를 내다보는 긴 안목으로 여야가 함께 협력해 나갑시다. 여야 의원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품위 있는 국회, 존경받는 국회를 만들어 봅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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