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앵커 : CD금리 단합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단합이 사실일 경우 금융소비자연맹이 은행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고, 외국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상대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쪽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 CD금리 담합 조사의 파장이 커지면서, 정부쪽에서는 공정위가 한발 물러나고 금융쪽의 반격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공정위는 담합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으며 조사는 초기단계라며 공식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7일과 18일 공정위가 증권사10곳을 은행 9곳을 조사하면서 증권사 한 곳이 담합을 자진신고 했고 조사 과정에서 물증이확보됐다는 분석과는 상충되는 발표입니다. 언론에서 CD금리의담합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대규모 소송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정위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 금융사들에 규제권한을 가진 금융위와 금감원은 공정위 조사를불편하게 받아들였는데요. 그 쪽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사들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금리가 자율화돼 있고 금융회사들이가산 금리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CD금리 담합으로 얻는 이익은 적다”며“금융사들이 CD금리를 담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오늘 증권사 대표들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증권사대표들은 CD금리 담합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 위원장은결론도 나기 전에 금리 담합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된다고도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공정위와 반대 입장에 섰지만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혀 완전히 날을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 공정위가 금방 결과를 발표할 듯한 분위기였는데 상황이 변한것 같습니다.
기자 : 아직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초기 단계라면 결과가 올해 안에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담합 여부 조사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증권사와 은행, 금감원은 공정위에 자진 신고한 금융사가 없다고 주장하고있는데요, 이 말이 사실일 경우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생명보험사 이율 담합 조사도 2007년 3월부터 조사해 지난해 담합이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담합 여부와 관계없이 CD금리를 대체할 기준금리의 필요성은 높아졌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CD금리가 시장 금리를 반영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많은 금융상품의 기준 금리로 사용된 것입니다. 2009년부터 정부는 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도록 했는데 이 때 CD를 예금 항목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후 CD 발행과 거래는 꾸준히 줄었고 최근에는 하루 몇 건의거래로 금리가 정해지거나 전날 금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력이 거래가 적은 주식 종목의주가를 조작하듯 은행과 증권사가 CD 금리를 조작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위는 지난 19일 한국은행, 금감원, 기획재정부, 은행연합회 등과 단기지표금리 제도 개선 회의를 열기도했습니다.
앵커 : 이번CD금리 단합 의혹이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기자 : 채권 시장에서 CD금리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공정위가 담합 조사에 나선 지난 17일이후 CD금리는 하루 0.1%씩 4일 연속 떨어졌습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가 CD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은행들의 이자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공정위가 담합이 사실이라고 결론 내릴 경우 은행들은 과징금을 부과받게 되는데, 증권업계는 은행들의 이자감소와 과징금으로 인한 손해가 약 9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담합이 결정되면 금융소비자연맹이 은행들과 증권사들에게 1조 5000억원에서 5조원 규모의 소송을 걸 계획입니다. 이 같은 우려로 은행주와 증권주들은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보인 지난 이틀 동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업종의 하락 압력이 더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면 변동성 주택담보 대출자들은 CD금리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감소하는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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