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한전..결국 정부 뜻대로 전기료 4.9% 인상(상보)
적자 여전..한전 "정부에 제도 개선 요구할 것"
2012-08-03 12:16:46 2012-08-03 12:17:37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와 세 달 넘게 날 선 대립각을 세운 한국전력이 결국 지식경제부의 요구대로 4.9% 인상키로 결정했다.
 
최근 전력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85만킬로와트(kW) 정도의 여유 예비전력을 확보했지만, 한전은 올해도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볼 전망이다.
 
◇전기요금 4.9% 인상.."겨울에 인상 재건의"
 
한국전력(015760)은 3일 오전 제7차 이사회을 열고 전기요금 인상률은 4.9%로 최종 결정했다.
  
이사회는 4.9% 인상에도 전기요금이 원가에 미치지 못 한다고 판단하고 전력피크가 오는 겨울에 다시 인상을 건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저 발전기 정비 일수를 줄이고,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는 등 제도 개선도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을 1% 올리면 전력 수요가 17만kW 정도 감축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4.9% 인상으로 85만kW정도 전력수요가 줄어 다소 전력 확보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아울러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 발생한 순손실(3조5000억원) 규모가 줄겠지만, 올해도 약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인상안에 대해 지경부는 전기위원회에서 의결을 마친 후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종 인상률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9월 초에는 전기요금이 인상될 예정이다.
 
◇한전 '적자늪' 지속.."그래도 노력은 했다"
 
한전 이사회는 지난 4월12일 전기요금 13.1% 인상안을 의결해 지경부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1조10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 노력과 불합리한 전력거래시스템 개선을 통해 약 2.3%의 요금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 하겠다고 밝혔다.
 
자구 노력 없이 전기요금 인상만을 요구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해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지경부가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인상안을 반려하자 지난달 17일에는 10.7%의 수정안을 다시 제시했다.
 
이번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16.8%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이 중 10.7%는 요금 인상으로 충당한 후 나머지 6.1%는 연료비 연동제의 기준 시점을 변경해 미수금 형태로 보전받겠다고 했다.
 
이처럼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억제로 누적된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두 자릿수 인상률을 고집해 왔지만 정부는 물가와 서민생활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각에서는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전기요금 현실화에 반대함에 따라 한전이 행정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맞서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한전 이사회가 소액주주의 소송을 염두에 두고 배임 문제를 걱정하는 것 같은데 이 정도로 정부에 의사 표시를 했으면 책임은 면한 것 아니냐"며 달래기도 했다.
 
결국 지난 4월 처음 전기요금 인상안을 제출했던 한전은 정부의 요구수준에 맞는 인상안에 합의하게 됐다. 
 
한전 관계자는 "근 네 달동안 지경부에 전기요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국민들도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전으로서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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