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지식경제부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5월부터 평년에 비해 10도 이상 높은 이상 고온현상이 시작된 후 가뭄·폭염까지 이어져 전력 사용이 급증하자 전력확보에 진땀을 빼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만 전력 비상 상황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 중 '관심'과 '주의' 각각 두번씩 진입하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둔화된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던 수출마저 '먹구름'이 가득하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피크도 오기 전에 전력 역대 최고..'블랙아웃' 우려
10일 정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발효된 후 지난 8일까지 한반도는 더위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달 29일부터 10일간은 열대야까지 발생했다.
지난 6월7일 전력이 '관심' 단계로 내려간 후 예비전력은 200만~300만kW의 한계선을 오가며 지난 6~7일에는 '주의' 단계까지 떨어졌다. 9일에는 또 '관심' 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살인적인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렴한 전기요금이 고착화되면서 전기를 많이 쓰는 생활이 익숙해진 것에 따른다. 여기에 원자력발전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면서 일부 원전의 가동이 멈춰 전력상황은 더욱 힘들어졌다.
특히, 냉방수요가 급증하고 런던올림픽으로 인한 텔레비전 및 에어컨 수요로 인해 지난 7일 전력량은 7429만k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경부는 조업시간을 조정하는 산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가능한 모든 전력을 끌어모으며 간신히 고비를 넘겨가고 있는 형편이다. 그야말로 '하루살이'식으로 전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지경부는 기업체들의 휴가 일정이 끝나는 8월 둘째 주와 셋째 주를 최대 위기로 꼽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로 불리는 지난해 9.15 정전이 초가을에 발생한 만큼 지경부는 여름이 지나도 안정적인 전력확보를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5개월만에 재가동을 시작한 고리1호기가 100% 전력을 생산하고 다른 원전들도 조만간 재가동하면 조금이나마 전력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생활화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상반기 수출 증가율 1%도 안돼..하반기도 '먹구름'
유럽발 경제위기와 미국·중국 등의 경제 위축으로 인한 세계 경기 불황과 탓에 수출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올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07억4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지만, 수입이 2.5% 늘며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를 보였다.
당초 지경부는 올해 연간 수출이 7.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같은 동향을 반영해 3.5%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 하반기 시작인 7월 수출도 심상치 않다. 7월 수출은 446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때보다 8.8% 감소했다. 특히, 이는 33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수출 전선에 본격적인 '비상등'이 켜졌다.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자동차 수출마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의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업체간 경쟁 심화, 일부 유럽 국가·신흥국의 보호주의 강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해 원·달러 환율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수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 1155.8원으로 출발했던 원·달러환율은 1125.5원까지 하락해 원화 가치가 2.6% 상승했다. 원화 강세는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반면 수출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남은 5개월 동안 월간 800억달러 이상되면 1조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중소기업들까지 수출 확대 전선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