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고령사회 자본시장, 이대론 안된다
2012-08-17 20:01:36 2012-08-17 20:02:31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앵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인데요. 문제는 노인 분 두 명중 한명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겁니다. 그 만큼 우리나라 연금시스템이 제대로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죠. 고령화 속도에 한참 뒤쳐진 우리나라 자본시장.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 방안에 대해 00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1. 앵커) 우리나라 고령화는 초고속으로 달리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금시장은 한참 뒤쳐져 있다구요?
 
기자) 네 외형상 우리나라는 공적연금, 개인연금, 기업연근 3중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퇴직연금제도는 불과 2005년에 시행하기 시작했고 규모도 선진국 앞에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요.
 
지난해 65세 이상 공적연금 수급자는 180만179명이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전체의 31.8%입니다. 이 중 국민연금은 28.3%로 더욱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공무원연금 3.0%, 사학연금 0.4%를 차지했습니다. 노인 10명 중 7명은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노인빈곤율이 45%로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점도 우리나라 공적연금이 갖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출산으로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가 점점 줄고 있어 국민연금 기금도 넉넉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41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53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노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2. 앵커) 국민연금기금이 40년뒤면 바닥난다구요? 젊은 세대들 보험료만 내고 연금은 한푼도 못받는거 아니겟죠. ?
 
기자)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보험입니다 따라서 연금기금이 바닥난다고 해도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지급을 해야하기 때문에 받는건 문제가 없는데요. 그러나 국민연금이 고갈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미 군인연금이나 공무원 연금은 국가 보조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고갈 시기가 이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데요.
 
고갈시점을 예상하는 근거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겁니다. 국민연금은 2011~2020년 경제성장률을 4.1%, 실질 임금상승률을 3.6%, 물가상승률 2.8% 투자수익률을 6%대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경제성장률은 3%가 위태롭고 물가상승률은 작년에 이미 4%를 찍었습니다. 특히 빠르게 늘고 있는 기대수명이 반영되지않았기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2040년대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3. 앵커) 사실 공적연금을 받는 분들도 예기를 들어보면 생활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국민연금 외에 사적연금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어떤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공적연금은 소득대체율이 40%수준으로 생활자금으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 공적연금이 계속 늘면 결국 정부가 부담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재정부담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지난달에야 근로자퇴직연금보장법이 개정되면서 겨우 개인연금 시장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초라한 수준입니다. 미국은 사적연금시장이 16조800억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3조3000억달러, 영국 2조3000억달러, 호주 1조3000억달러, 네덜란드 1조400억달러의 규모로 형성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0억달러입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연금시장에서 사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까지 확대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공적연금이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우리나라 연금시장 수준이 걸음마 단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앵커) 정부도 연금소득에 세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는데 개인연금시장이 커지면 금융회사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정부는 연금소득의 세부담을 낮추고 퇴직소득은 올리는 쪽으로 세제의 초점을 뒀는데요. 이는 사적연금을 활성화하는 한편 퇴직금 일시 수령 관행을 장기연금 쪽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미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개인 연금상품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6월 현재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은행의 연금신탁,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를 모두 합한 개인연금시장 규모는 64조원입니다.
 
 
지난 2007년 42조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년 반 만에 약 22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구요. 연성장률 또한 2008년 11%, 2009년 12%, 2010년 15% 등 매해 성장속도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금융사 입장에서 개인연금은 자산이고 먹거리입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개인형 퇴직연금(IRP)입니다. IRP는 개인이 퇴직금을 관리 운용하는 전용통장으로 퇴직자는 무조건 IRP만을 통해 퇴직금을 지급받는건데요.
 
강제가입식인데다 추가 납입도 가능해 명실상부한 퇴직연금 상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관건은 금융회사 선택인데요. 본인이 직접 가입해 적립액 비중을 정하는 것인 만큼 리스크도 감수해야 합니다. 사업자별로 내세우는 차별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5. 앵커) 연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제도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전문가들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무엇보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연금제도를 통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처럼 연금제도의 혜택에서 빠져있는 사각지대를 해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사각지대에 놓인 원인 중 하나가 경제적 이유인만큼 보험료 지원 등의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구요.
 
당장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전문가들은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받는 역모기지 제도의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연금시장에서의 민간금융사들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정부는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발맞춰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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