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징역 3년6월에 추징금 8억원이 구형됐다.
검찰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정선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 전 위원장의 죄는 용서받기 어렵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현 정부 출범 1등공신인 '6인회' 멤버로,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이자 방통대군으로 불렸던 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은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해 8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여러 정황들에서 밝혀졌다"며 "재판에 나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고, 거액을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받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특히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8억원이라는 거액의 금품을 받고 마음의 빚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최 전 위원장이 대가 없이 '마음의 빚'만 있었다고 답한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또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당시 대표였던 이정배씨와 브로커 이동율씨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돈 이야기를 꺼냈다"며 "사무실에서 사업 브리핑도 받고 서울시 관련 청탁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6억원을 받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2억원 수수에 대해선 전면 부인한다"고 맞섰다. 이어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는 6억원 또한 구체적인 청탁없이 준 돈이고, 2억원은 브로커 이동율씨가 배달사고를 냈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정치권에서 돈의 규모는 다르다"며 "(대통령) 경선을 앞둔 과정에서 그렇게 큰 돈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 전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A4용지에 미리 적어온 글을 읽어가며 울먹였다. 그는 "사회생활을 마감하는 시점에 오늘 법정에 선 모습은 불명예스러워 견디기 힘들다"며 "고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수감된 지 110일이 됐는데 정신적, 육체적으로 버틸 수 없는 한계가 온 것 같다"며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냈다.
앞서 최 전 위원장은 지난 5월23일 법원 결정 없이 구치소장 직권으로 심장수술을 받아 특혜 시비와 함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 전 위원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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