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수사관들이 민주노동당 당원 등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사건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고 손해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3일 불법 민간사찰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라며 최모씨(47) 등 민노당 당원과 인터넷 카페회원 등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국가는 모두 1억2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기무사의 직무범위는 민간인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외에는 민간인에 대한 첩보의 수집이나 수사를 할 수 없고, 그 경우에도 헌법 및 법률 규정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기무사 수사관들의 미행, 캠코더 촬영 등의 방법으로 원고들의 사적 활동에 대한 동향을 감시·추적하고 거주지, 출입시각 등 사적 정보를 수집하는 등 이 사건 사찰행위에 대해 직무범위를 일탈한 위법행위로 보고 국가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것은 옳다"고 판시했다.
최씨 등은 2009년 8월 경기 평택역 광장에서 쌍용차 노동자 정리해고 반대집회를 하던 중 자신들을 캠코더로 촬영하던 기무사 수사관 신모대위를 잡아 수첩과 캠코더 테이프, 메모리칩 등을 빼앗았다.
당시 신 대위의 물건에서는 민노당 서울시당 운영위원회 일정이 기재된 일정표와 인터넷 카페 회원들의 주소와 행적이 기록되어 있었고, 이정희 당시 민노당 대표가 항의 기자화견을 열어 문제를 제기했다.
최씨 등은 2010년 4월 "기무사로부터 조직적인 민간인 불법사찰을 당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원고 1인당 2000만원씩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1, 2심 재판부는 "기무사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사찰행위였다"며 원고들에게 모두 1억2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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