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재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성장 중심의 현 정책기조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9월 회장단 회의를 갖고 이를 결의했다.
회장단은 우선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시장이 침체된 데 이어 중국 등 신흥국마저 성장이 둔화되면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경우, 일자리 및 가계소득 감소로 양극화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내외 경기 침체로 해운·조선·철강·유통·건설 등 주력산업이 크게 가라앉는 등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요구했다.
회장단은 현 경제위기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성장 중심의 정책기조 유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재계는 이를 위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투자가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30대 그룹이 올 초 설정한 투자 목표액 120조9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0.2%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어려운 경제여건임에도 투자를 축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정부 요구에 화답했다.
재계는 신규채용도 지난해보다 3.4% 늘어난 13만5000명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30대 그룹의 총 근로자 수는 전년 대비 7.8% 늘어난 111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3년간 임금 근로자 연평균 증가율 2.3%의 3.4배에 달한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재계는 투자와 채용 확대를 약속하면서 동시에 강한 주문도 내놨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재벌개혁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회장단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 기본정신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방법에 있어 경제 성장 활력을 회복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으로 이동된 논의의 초점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또 성장을 내세우면서 분배, 복지 등의 담론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전경련은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금산분리 규제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입법안을 발의 예고하자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결권 제한, 대주주 요건 강화, 중간 금융지주사 도입, 자본 적정성 재평가, 은행 지분 소유한도 강화 등 5대 쟁점에 대해 도입 반대 및 현행 유지를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준용 대림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정준양 회장은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연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해 시장에서 제기됐던 구조조정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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