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검찰은 고객 명의를 도용해 거액의 불법대출을 받고, 은행 돈을 개인용도로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구속기소된 유동천(72) 제일저축은행 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추가 기소된 유동국(51) 전 전무에 대해서는 제일저축은행 부실운영의 근본원인을 제공했다며 징역 1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유 회장의 지시를 받고 함께 범행에 가담한 이용준(53) 은행장과 장모(59) 전무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최동렬)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유 회장은 제일저축은행 대주주로 부실대출을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유 전 전무는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는 결정적 요인을 만들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검찰은 "유 회장이 실질적으로 개인을 위해 돈을 사용한 것은 많지 않고 자신 소유의 빌딩을 제일저축은행을 위해 내놓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 회장은 최후변론에서 "위암 수술을 받아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소유과 경영을 분리했다"며 "대주주로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모두 제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유 회장 등은 지난 2004년 11월부터 서울 송파구 가락동 본점 사무실에서 예금고객 명단 중 1만1663명의 명의를 도용, 1247억여원을 불법 대출한 뒤, 이 돈을 유 회장 일가의 투자손실을 메우는 데 쓴 혐의를 받았다.
유 회장 등은 또 2006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158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빚을 갚고 가족의 생활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09년 10월과 2010년 4월 분식결산된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투자자 1391명에게 536억여원 상당의 후순위채권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같은재판에서 검찰은 508억여원을 불법대출 받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문(53) 파랑새저축은행 회장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또 손명환(51) 파랑새저축은행장에 대해서는 1100억원대 부실대출을 해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5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