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정부가 추진한 한국기업데이터(KED)의 민영화가 중소기업 신용정보 인프라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경제연구소와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공동주최로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의 경제민주화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신용정보 인프라 구축과 중소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소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신용정보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신용정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면서도 "KED 민영화가 이를 위한 근본해법인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축적과 기업신용정보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5년 KED를 설립했다. 하지만 국책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의 지분이 43.6%로 지나치게 집중된 것이 문제였다. 기업은행 13.4%, 산업은행 9.9% 등 국책기관을 제외하면 민간 은행들의 지분은 2% 이하로 매우 낮았다. 실제로 기업정보를 가지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기업신용정보를 독점적인 영업비밀로 간주하는 데다, 지분 점유율이 미미해 정보를 제공하려는 유인이 낮았다. 이로 인해 KED가 당초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민간은행이 정보공유에 소극적인 이유가 KED가 신용보증기금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KED의 소유 경영에 민간은행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의 민영화를 추진했다. 민영화 계획에 따라 신보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KED 지분 가운데 57.4%이 민간은행에 이전돼 7개 시중은행이 각각 8.96% 지분을 확보, 총 71.4%의 지분을 민간이 보유하게 된다.
조 연구위원은 "KED 민영화가 개별 은행의 정보축적과 정보공유 기피 문제 해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소기업 신용정보회사(CB)가 민간주도로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중소기업 신용정보 인프라 구축은 공적 영역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KED가 영리기업으로 전환할 경우 중소기업 신용정보 확보가 아니라 컨설팅이나 신용평가 등 수입성 업무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KED의 중소기업 신용정보 확보율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용정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민간은행의 중소기업 신용정보 공유를 유도 혹은 강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영규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도 "중소기업의 금융소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용위험에 기반을 둔 신용대출의 증가가 해결책"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용위험 예측력을 높일 수 있는 신용정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담보대출 관행을 개선하고 중소기업 대출 부실에 대한 면책 요건을 구체화하는 등 현재의 담보대출 관행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정보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KED를 통한 중소기업 및 공공부문 신용정보의 집중화 ▲중소기업에 특화된 신용평가모형 및 프로세스 구축 ▲정부 및 지자체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신용등급 사용 의무화 등 정부 차원의 신용정보 이용 확대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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