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금융지주사들이 21일 앞다퉈 서민금융지원책을 내놨다.
지난달 21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글로벌 재정위기 장기화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고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 지원을 통한 금융권 신뢰회복 대안을 한달 안에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공통적인 금융대책은 ▲서민금융지원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중소기업지원 ▲금융소비자 보호 등이다.
하지만 지주회사들이 내놓은 대책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놓은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대 금융지주 대책 '대동소이'
5대 금융지주들이 내놓은 대책들을 살펴본 결과 마치 의논이라도 한 듯 모두가 대동소이했다.
우선 서민금융지원을 확대하기 위해또 최고금리고 올해 새희망홀씨대출 규모를 20%내외로 늘렸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을 위해서는 최고금리를 인하하고, 10%대의 소액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지원을 확대한다.
또 서민금융전담창구를 마련해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하게 해 서민금융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등에는 경영안정 특별지원, 다양한 대출상품 개발, 채무상환기간 조정 등 유동성 지원방안을 내놨다.
금융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센터 등을 각각 신설해 불완전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이 일단 자발적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금융위원회가 내놓으라고 하자 마지못해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며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 가능성 높은 대책들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전체적으로 큰 그림이 없이 때우기식으로 만든 대책이기 때문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서민금융 전담 정책기관부터 만들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대책, 장기적 부담 늘어날 것"
여러 대책 중에서도 가계 부채에 대한 대책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은 없다는 평가가 많다.
지주사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와의 유동화 적격대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기존 가계 대출 금리구조와 상환구조는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로 유도키로 했다.
또 자체 프리워크아웃 제도 도입과 성실상환 고객들의 이자 부담 경감 등에도 나선다.
특히 우리금융은 주택거래 부진으로 주택을 매각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1주택 보유 실거주자를 대상으로 '세일 앤드 리스백' 개념의 맞춤형 상품을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도입키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1주택 보유 채무자를 대상으로 주택소유권을 신탁하는 대신 기존의 채권채무관계를 해소하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채무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만큼 누군가가 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인데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하느냐의 문제"라며 "단기적으로는 은행이나 정부가 부담을 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환 연구위원은 "금융회사 지원책, 공적자금 투입 등 모두 포퓰리즘에 입각한 대책들"이라며 "즉각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책들만 찾다보니 금융 대책만 나오고 있어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현재 나오고 있는 '세일 앤드 리스백'이나 '트러스트앤리스백' 모두 결과적으로 소유권을 넘기는 구조"라며 "믿을 것은 집밖에 없는 주택담보대출 채무자들이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정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금융지주사들로 부터 대책 초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책에 대한 평가는 시장이 할 일"이라며 "금융위 차원에서 검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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