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불법 사행성 게임장으로 쓰일 줄 모르고 건물을 임대해줬다면 임대인을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에 대한 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으로 쓰일 것을 알면서 건물을 임대해 준 혐의(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 등으로 기소된 최모씨(47)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건물 1층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이 이루어질 것을 알면서도 임대해 주었다고 보이지는 않고 그렇다면 그 임대행위가 형법상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기간 중에 건물이 불법적인 영업장소로 사용된다는 것을 최씨가 알게 되었더라도, 최씨에게 불법영업을 방지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씨가 그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기간까지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는 행위가 방조행위에 해당하게 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최씨는 2층 건물에 대해서는 계약 당시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임대한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을 방조한 것으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2005년 9월 서울 면목동에 있는 자신의 건물 1층을 불법게임장 영업자 안 모씨에게 임대한 뒤 2007년 3월 같은 건물 2층을 추가로 임대해줬다. 최씨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영업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최씨는 건물 임대 당시 안씨가 불법 게임장 영업을 하는 것을 알지 못했으므로 무죄라며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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