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줄어들지 않는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기업살인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윤후덕 의원은 5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기업살인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종에서 모두 621명이 사망(고용노동부 집계)했다. 이중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577명으로 전 산업 사고사망자의 41.7%, 업종별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 통계가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이 벌점공개나 부실 및 부패 신고센터 운영 등에 지나지 않는데 있다.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사망 사고는 모두 22건(지난해 14건)이다.
지난해 4월에는 4일 동안 무려 4명이 사망했고 이중 오후 6시 이후 야간 사망사고가 7건에 달한다.
경실련과 건설노조 조사 결과 4대강 58개 공고의 현장 노동자는 평균 11시간 이상 작업하고 있으며 축하중 10톤, 총중량 40톤 초과의 과적을 일상적 반복했다. 이는 준설 단가 맞추기 위한 굴삭기 불법 개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2일 발생한 파주 장남교 건설현장 붕괴사고역시 사고 당일 콘크리트 타설과 관련한 안전교육은 물론 발주처 직원도 현장에 없었을 만큼 안전불감증이 심각했다.
현행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은 책임감리를 시행하는 공사에 대해 품질관리 및 안전관리에 관한 지도, 감리용역 발주자로서의 감독업무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발주청과 건설업자에 대한 처벌규정은 아예 없거나 미약한 게 현실이다.
발주청의 업무 범위 미 이행에 따른 별도 처벌 규정은 없다.
단 건설업자, 감리전문회사 등이 부실공사나 고의 또는 과실로 발주청에 손해를 끼친 경우 벌점 부과, 누적벌점에 따라 입찰 점수 감점 등 제도가 있다.
국토부 장관은 부실공사 또는 중대한 손괴를 입힌 경우 시정명령, 6개월 또는 1년의 영업정지, 과징금, 등록말소 등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건설 현장의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에는 처벌 수준이 솜방망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발생한 낙동강32공구 2명 사망사고는 시공사와 현장대리인 벌점 부과 행정처분에 그쳤다. 이유는 작업자의 부주의가 많고, 산재처리가 돼 별도의 처벌이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5명이 숨진 소록도 연도교 붕괴사고는 시공사 과징금 2억원, 현장대리인 금고 10월, 감리사 영업정지 8개월, 책임감리원 금고 10월(집행유예 2년) 등의 처벌이 내려졌다.
4명이 사망한 강릉 오봉저수지 붕괴사고는 시공사 과징금 8700만원, 산안법 위반 벌금 700만원, 대표이사 벌금 500만원, 현장대리인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3년), 공사감독 벌금 2000만원이 처벌됐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공공공사 원청 직접시공제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원청이 직접 사고책임과 급여지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영국 등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는 '기업살인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