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의 전환대출을 지원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계부채 문제에 중앙은행이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낙연(민주통합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일부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정부가 중앙은행의 지원을 요청할 경우 우선적으로 민간 금융기관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중앙은행은 그 뒤를 받쳐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도 한은은 지난달 13일 영세사업자에 대해 5년간 총 1조5000억원 한도의 총액한도대출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은행별 영세사업자 대상 전환대출 공급실적에 따라 총액한도내에서 은행에 대출을 하는 방식으로 대출이자는 연 1.5%다.
이 의원은 "한은이 미시적인 정책금융에 직접적으로 나서는 것은 물가안정, 금융안정을 추구하는 중앙은행의 역할과는 맞지 않는다"며 "'영세 자영업자'라는 지원계층 선정도 정치적 판단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단기적 경기부양에 집중하더라도 중앙은행은 이에 흔들리지 말고 거시적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목표를 지켜야 한다"며 "이번 지원책은 정부가 한은의 금융안정의 목적을 악용하고, 한은은 정치적 외압에 굴복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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