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은행권이 틈새시장인 외국인 고객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늘어나면서 환전이나 해외송금, 급여이체 등 다양한 경로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은행의 외국인 고객이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유치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외국인 공동마케팅을 위한 업무제휴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우리은행은 국내 최초로 은행 창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부가세 환급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국제공항이나 항만 등 일부지역에서만 부가세 환급이 가능했다. 지난 5월에는 외국인 고객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기존 한국어와 영어로만 표기됐던 은행거래신청서에 중국,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7개 국어를 추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50만명에 육박한다"며 "앞으로도 국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각적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열린‘제2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 참가해 ‘제3회 국내 중국인 유학생 대상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올들어 3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외환은행은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컨설턴트의 현장 면접 코너를 진행하는 등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국제학생증과 체크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각종 할인혜택 등을 누릴 수 있는 우대서비스를 소개했다.
외환은행은 또 지난달 외국인이 본인의 원화와 외화계좌간 자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인터넷뱅킹 이체서비스를 확대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고객의 신용카드계좌로 환급해주는 '택스 리펀드(Tax Refund)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외국인 고객 100만명을 돌파한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 외국인 고객 전용 예금 상품인 ‘KB 웰컴(WELCOME) 통장’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급여를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활패턴에 맞춘 상품으로 수수료 면제 및 환율우대 등을 제공한다.
이 통장으로 급여를 받으면 국민은행 자동화기기(ATM) 타행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 면제받을 수 있다. 통장을 보유하기만 해도 환전 및 해외 송금수수료 50%를 우대해주며 'KB와이즈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외송금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국민은행은 전용상품 출시와 더불어 외국인 대상 전담 고객상담센터, 전담 PB센터, 자동화기기 지원언어 확대 등 외국인전용 특화서비스인 'KB 웰컴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이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 고객에 대한 선점효과를 노리고 계속해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46만명의 외국인 고객을 확보한 신한은행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 ATM 다국어 외화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국으로 급여를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 외국어로 ATM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달 말까지 러시아어와 몽골어도 서비스 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 30개의 외국인 상담 전용 창구인 글로벌데스크도 운영 중이다. 또 7개 국어로 된 '외국인을 위한 금융거래 안내장'을 제작, 비치하는 등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언어적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6월부터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하나168적금’을 판매 중이다. 해외송금을 위한 중도해지시, 만기 전이라도 기본금리 전부를 특별우대금리로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이 상품 가입자가 환전, 송금시 환율도 우대해 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시장이 부진해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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