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산업은행이 발행할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한국신용평가는 산업은행이 발행할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회사채 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AAA'로 평가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도 산업은행의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AA'로 평가하며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건전성이 다소 떨어진 가운데 민영화라는 정책 불확실성에도 정부의 든든한 지원 가능성과 수익성 개선 등으로 우수한 신용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 및 조선업종의 신용위험 확대와 쌍용차,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1% 이하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09년 말 2.2%까지 상승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
이후 부실채권의 상각 및 매각과 구조조정 등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관리해 자산건전성 지표가 소폭 개선됐으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산은지주회사 지분의 최초 매도시한(2014년 5월 이내)이 산업은행법에 명시됐지만, 이에 필요한 해외발행채권 보증 동의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데다 민영화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민영화라는 정책적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에 대한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신용등급 산정에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산업은행법 상 산업은행의 결손으로 인한 적립금 부족액을 보전해야 하는 등 채무변제능력을 유지하고 있고, 필요시 자본을 투여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 추가 출자를 실시해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08년 12월 5000억원의 현물출자에 이어 2009년 1월엔 9000억원의 현금출자를 완료했다.
이러한 정부의 지속적인 출자를 바탕으로 산업은행은 2012년 6월말 국제결제은행비율(BIS비율) 14.6%,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 13.7%를 기록하며 양호한 수준의 자본비율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는 점도 최고 신용등급 부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산업은행은 충당금적립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2009년 정책금융공사와의 분할 이후 저수익성자산의 이관과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따라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순이자이익이 증가됐다. 특히, 주요 수익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순이자마진은 지난 2009년 0.7%에서 2011년 1.5%로 2배 이상 향상됐다.
또 2010년과 2011년에는 유가증권처분 이익과 파생상품 관련 이익도 증가하는 등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산업은행은 민영화 시기와 방법 등을 포함한 정책 변경에 따른 제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업계 수위권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고, 부실채권 매각 등으 통해 자산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있는 점이 산업은행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AA로 평가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어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것은 정부가 실질적인 지배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도 "산업은행은 수익성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는데다 우수한 자본적정성 지표를 유지하며 일정수준의 위험완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산업은행법에 명시된 정부의 지원 조항과 금융시스템의 안정 유지 등 산업은행의 공적 기능을 감안할 때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력한 신용보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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