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18대 대선을 앞두고 BBK 사건이 또 한 번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변호사로, BBK 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미국 내 민사소송 대리인을 맡아온 메리 리 변호사는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씨는 동업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2001년 11월2일 이 대통령이 김씨에게 보냈다는 서신을 제시했다.
(주)심텍의 가압류 조치라는 제목의 이 서신에는 이 대통령이 “심텍과 BBK투자자문 사이의 분쟁과 관련해 심텍이 본인의 재산을 가압류했다. 사본을 보내니 본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의견을 알려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리 변호사는 “심텍이 이 대통령을 믿고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게 되자 가압류를 들어간 것으로, 김씨가 서신을 받은 뒤 채무를 책임지게 됐다가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주장했다.
리 변호사는 또 “당시 이 대통령은 옵셔널과 무관한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옵셔널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대선캠프도 다스와 긴밀한 협력 내지는 공동전선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한국대사관의 법무관이 수차례 본인에게 전화를 해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했다”면서 “대사관의 보고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도달됐는지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변호사는 또 “이 사건과 무관한 사람처럼 인식된 에리카 김이 바로 옵셔널 범죄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리카 김이 다스와 불법적 비밀합의를 통한 140억원 불법인출을 주도했으며, 주가조작과 횡령에 따른 불법수익금의 실질적 관리자로 이 대통령과 김씨를 연계시킨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리카 김은 옵셔널 소액주주들의 최초 고발대상이었지만 수사대상에서 제외됐고, 이후 청와대 등에 공범처리요청서를 발송했으나 끝내 제대로 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BK 주가 조작 사건(BBK사건)은 김씨가 1999년에 설립한 회사인 BBK를 통해 주가 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남기고 돈을 횡령한 사건으로, 17대 대선정국을 폭풍 속으로 몰아 넣었다.
당시 김씨는 이 대통령이 BBK의 실제 소유주이고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고, 이 대통령은 자신도 김경준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맞섰다. 검찰과 특검까지 나서 사건을 수사했으나 김씨만 기소하고 이 대통령은 무혐의 처분하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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