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삼성, 애플 특허 침해"..보호무역 논란 확산
2012-10-25 16:56:19 2012-10-25 17:33:14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이 애플과 삼성전자(005930)와의 특허싸움에서 또 다시 애플의 손을 들어줘 보호무역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애플이 주장한 특허 6건 가운데 터치스크린 기술과 관련 4건에 대해 삼성전자가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예비판결했다.
 
ITC는 내년 2월 26일까지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며 예비판결이 그대로 인정되면 삼성제품의 애플 특허 침해 제품은 미국내 반입이 금지된다. 미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8%를 차지하는 삼성으로선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즉각적으로 재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며, 최종 결정에서는 우리의 주장이 받아여질 것으로 확신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유럽, 삼성에 유리한 판결..美만 애플 손 들어줘 
 
미국이 양사의 특허분쟁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은 지난 8월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이 삼성전자에 10억5000만달러 가량을 배상하라는 판결 이후 두 번째다.
 
이는 양사의 특허분쟁을 둘러싸고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 법원이 잇달아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9월 독일 민하임 법원은 애플이 제기한 '멀티 입력을 가능하게 하는 플래그 사용'관련 특허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영국 법원도 지난달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기술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 한뒤 애플에게 이 소식을 신문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토록 했다.전일 네덜란드 헤이그법원 역시 애플의 특허침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일본 도쿄지법은 지난 9월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을 상대로 낸 아이폰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특허 침해 사실이 없다”며 기각했고 지난 8월에는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했다.
 
결론적으로 애플과 삼성의 특허 분쟁에서 유럽은 대부분 삼성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으나 미국에서만 애플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 美 팔은 안으로 굽는다?..보호무역주의 '논란' 
 
미국이 자국 기업인 애플을 너무 감싸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윌 스토피저 IDC 프로그램 매니저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삼성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며 "긴 안목으로 보면 이번 판결이 애플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담 예이츠 삼성 측 대변인도 "이번 예비판결은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좁히고 장기적으로 높은 가격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ITC의 역할이 법원과 달리 불공정 무역을 막고 미국 시장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리서치기관 컴 스코어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은 8월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34%로 삼성의 18%를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OS기반으로 갤럭시 시리즈를 잇달아 내놓고 있어 애플로서는 경계를 늦출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ITC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서 어떠한 결정을 할 때 법적인 측면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특허 침해 등의 불공정 무역 관행일 경우 미국 시장을 보호하는 것이 ITC의 일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과 애플이 글로벌 특허 전쟁에 비용과 시간을 들일수록 글로벌 경쟁력은 잃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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